전통시장 도토리묵 진짜일까?

짭조름한 사람냄새 곡성전통시장 탐방

등록 2010.09.13 15:07수정 2010.09.13 15:07
0
원고료로 응원
a 도토리묵 할머니께서 파시는 도토리묵

도토리묵 할머니께서 파시는 도토리묵 ⓒ 김강임


"할머니, 이 도토리묵 진짜인가요?"
지난 8월 28일,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 곡성 전통시장에서 도토리묵을 파는 할머니께 던진 말이었다.

"그럼! 도토리로 쑨 묵이여!"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에 1모에 2천원하는 도토리묵을 살 수 있었다.  밀크커피 색깔의 도토리묵을 보니 저절로 침이 삼켜졌다. 도토리묵은 양념장에 찍어 먹어도 맛이 있겠지만, 상추와 오이에 넣고 갖은 양념으로 무쳐 먹어도 제 맛이다.


a 곡성전통시장 비내리는 곡성 전통시장

곡성전통시장 비내리는 곡성 전통시장 ⓒ 김강임


a 시장내부 곡성전통시장 내부

시장내부 곡성전통시장 내부 ⓒ 김강임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에 위치한 곡성전통시장, 평소 전통시장 탐방을 좋아하는 나는 토요장터 곡성 전통시장을 탐방할 수 있었다. 어느 지역이나 전통시장은 그 지역의 특산물은 물론 그 지역 사람들의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섬진강문' 입구를 통해 전통시장으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뻥튀기 튀밥이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아케이드가 설치되어 비 오는 날씨에도 우산 없이 탐방을 할 수가 있었다.

a 튀밥 뻥튀기 튀밥

튀밥 뻥튀기 튀밥 ⓒ 김강임


a 미꾸라지 미꾸라지

미꾸라지 미꾸라지 ⓒ 김강임


아침 시장에서 가장 활기를 띤 곳은 미꾸라지들의 몸부림, 추어탕이 여름 보양식으로 좋다보니, 빨간 함지박에 꼬물거리는 미꾸라지를 보려는 구경꾼들이 많았다. 멸치를 비롯해서 새우젓갈, 그리고 생선가게에서 풍기는 짭조름한 냄새는 곡성 사람들의 냄새이기도 했다.

a 고추 농부 고추를 손질하는 농부

고추 농부 고추를 손질하는 농부 ⓒ 김강임


a 새우젓 곡성전통시장에서 파는 새우젓

새우젓 곡성전통시장에서 파는 새우젓 ⓒ 김강임


미처 다듬지 못한 말린 고추를 손질하는 시장 할머니의 손놀림도 분주해졌다. 고르지 못한 날씨에도 곱게 익어간 고추를 보니 농부의 힘이 대단해 보였다.

그날 하루종일 도토리묵이 신경이 쓰였다. 도토리묵은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스박스를 보관하긴 했지만, 내 머릿속에는 도토리묵 생각뿐이었다. 비행기를 탈 때도 손수 가지고 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했다.


네모 반듯한 도토리묵은 비행기에 실려 오는 과정에서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집에 도착한 즉시 냉장고에 들어있는 야채를 모두 꺼냈다. 그러고는 간장과 설탕, 참기름과 깨소금을 잔뜩 넣고 버무렸다. 그날 저녁 우리집 식탁은 도토리묵 무침이 특별메뉴로 자리 잡았다.

"이것이 진짜 도토리묵이라고?"
도토리묵에 제일 먼저 젓가락을 옮기는 남편의 말이었다.
" 예에! 진짜 도토리로 쑨 묵이라는 데, 맛이 어째요?"


하지만 남편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곡성전통시장 할머니께서 파는 도토리묵은 할머니가 직접 도토리를 주워 새벽에 손수 묵을 쑨 도토리묵인지, 아니면 도토리 가루로 쑨 묵인지, 그것도 아니면 밀가루에 어떤 색소를 첨가해 만든 묵인지, 그것은 모른다.  다만, 진짜 도토리묵이라 믿고 먹는 내 마음이 진짜 도토리묵이다.
#곡성전통시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2. 2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3. 3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4. 4 영부인의 심기 거스를 수 있다? 정체 모를 사람들 등장  영부인의 심기 거스를 수 있다? 정체 모를 사람들 등장
  5. 5 재벌에 장군까지... 북에서 내려온 사람들의 '대반전' 재벌에 장군까지... 북에서 내려온 사람들의 '대반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