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터지는 교육비리
울산시교육청의 한 사무관이 학교 부지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8월 23일 긴급체포된 후 이틀 뒤인 25일 부산지검에 구속됐다.
이 사무관은 지난 2007년 울산교육청 산하 지역교육청에 근무할 당시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서부리에 건립예정인 서부중학교 부지가 아파트부지로 변경되는 과정에 개입해 1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울산지역 공무원이 부산검찰에 구속된 이유는 이 사건과 관련한 개발업자가 부산고법에서 2차 심리를 받던 중 이 사무관의 뇌물수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
이런 가운데 9월 8일 새벽 울산시교육청이 설립을 강행하고 있는 북구 중산동 울산외국어고등학교 옹벽이 무너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옹벽 위의 신축건물이 붕괴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으로, 아직 학생들의 입주가 이뤄지지 않아 인명 피해는 없었다.
문제는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건설노조 조합원들로부터 공사비 부풀리기에 의한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면서 다시 한번 학교공사 비리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
울산중부경찰서가 부실공사 여부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는가 하면 울산시교육청은 감사원과 교육과학기술부에 감사를 의뢰했다.
9월 10일에는 울산 울주군 한 고등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학생 10여 명이 설사와 복통 등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간당국이 원인규명에 나서는 등 급식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식중독은 울산이 지난 2년간 학교 집단 식중독에 의한 식중독 환자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로 조사되면서 학교급식관리의 헛점을 지적 받아왔다는 점에서 다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같이 최근 울산교육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사고는 김복만 울산교육감이 선거 당시 개혁을 해야 할 이유로 직접 거론한 부분들이라 지역에서 공약실천을 빨리 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것.
공약 빨리 실천해야 할 이유가 사고로 나타나
김복만 울산교육감은 6.2지방선거 당시 울산교육계의 비리 원천이 교육계내에 뿌리 깊은 파벌에 그 원인이 있으며,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는 자신이 개혁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는 5차례의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 및 교육기관 공사비리 근절을 위한 '학교시설관리공단' 설치를 공약했다. 모든 학교 공사를 총괄적으로 관리해 공사비리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
그는 또한 친환경 양질의 학교급식을 통한 안전한 급식 공급과 급식비리를 원천차단하기 위해 '학교급식 식재료 공동구매·공급단'을 설치운영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교육감은 당시 "울산은 학교급식 관련 사건·사고가 빈발했고 지금도 잠재 중인 것으로 짐작된다"며 "이는 식재료 구입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안전한 학교급식을 역설했다.
또한 "교육관련 시설 공사비리는 계파 경쟁, 학연, 지연, 온정주의가 만들어낸 교육계 최악의 비리로 근절해야 할 최우선 교육과제"라며 '학교시설관리공단' 설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울산교육감에 당선된 지 3개월 째인 지난 9월 6일, 김복만 교육감은 언론을 향해 "이명박 정부도 공정사회를 강조하고 있다"며 "비리에 대한 의구심 날 만한 사항은 반드시 찾아내 근원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신이 공약한 교육계 비리와 안전사고의 근원적인 문제해결을 실천할 구체적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9.13 17:43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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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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