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대표자회 하루 전 김정은에 '대장' 칭호 부여

김경희, 최룡해 등도..."고위당직맡겨 후계자 공식화" 전망

등록 2010.09.28 08:49수정 2010.09.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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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8일 오후 5시 57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알려진 3남 김정은에게 '대장' 칭호를 부여했다. 3대세습을 공식화한 셈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일 동지께서 27일 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데 대한 명령 제0051호를 하달하셨다"면서 "명령에는 김경희, 김정은, 최룡해 등 6명에게 대장의 군사칭호를 올려준다고 지적되어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다른 3명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으나,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오전 6시 보도에서 나머지 3명이 현영철(인민군 중장), 최부일(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김경옥(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공식발표에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이름이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당대표자회 하루 전 발표했다는 점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임을 공식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28일 열릴 3차 조선노동당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어느 수위의 당직을 맡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앙위원 수준을 뛰어넘어 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의 고위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북, 나이 어린 김정은의 군사적 역량 강조
그동안 대다수 북한 전문가들이 김정은이 어떤 당직을 맡을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왔는데, 북한은 그에게 첫 공식직함으로 '인민군 대장'칭호를 부여했다. 이것은, 김정은이 아직 서른이 되지 않았고(1982년생 추정) 사실상 북한 권력 기반인 군부의 지지를 기본적인 발판으로 삼아, 김 위원장 시대를 상징하는 '선군정치'를 강조하면서 후계 구도를 끌고 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김 국방위원장은 이날 '명령'에서 대장급 외에 류경에게 상장(중장), 로흥세·리두정 등 6명에게 중장(소장), 조경준 등 27명에게 소장(준장) 칭호를 부여, 대규모 군 장성급 승진 인사를 단행하고, 국방위원회도 별도의 '결정'을 통해 인민군 총참모장인 리영호 대장을 차수로 승진 발령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당대표자회 직전에 군직을 부여한 것은 당대표자회의 분위기를 띄우는 한편 당대표자회의 방향을 예고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대장' 칭호만 부여하는 데 그치지는 않을 것이고, 또 다른 기회를 잡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에게 고위당직을 맡김으로써, 후계자로서의 위상을 공식적으로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한전문가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김정은에 대한 대장칭호 부여의 의미를 "후계공식화 과정에서 당대표자회의가 클라이맥스가 될 것임을 예고한 이벤트"라며 "탁월한 군사지도자로 내세우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김정은의 후계작업 과정에서 그의 군사적 역량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 군은 2009년 5~6월경 배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존경하는 김정은 대장동지의 위대성 교양자료>에서, 2006년 12월 24일 인민군 지휘성원 모두가 김정은이 북한에서 최초로 인공위성 자료와 GPS수신기 좌표를 이용해 만든 작전지도를 보고 "위대한 수령님과 경애하는 장군님의 군사전략사상이 빛나게 구현된 기상천외하고 천별만화하는 만점 계획에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 국방위원장도 이 지도에 대해 "작전계획이 아주 창조적이고 착상이 기발하여 1~2번 감복한 것이 아니라고 의미 있게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고모 김경희, 장성택 측근 최룡해도 대장 칭호... 후계자 뒷받침 포석

김정은과 함께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과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도 후계체제와 연결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는 남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함께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도 장성택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동료였던 최현의 2남인 그는 지난 9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도 동행했으며,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실질적으로 당을 관장하는 핵심요직인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기용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인물이다.

북한이 김정은의 후계 공식화를 군에서 시작했다는 점에서, 당직을 결정할 당대표자회에서는 김정은에게 고위당직 부여와 함께 그를 뒷받침할 대대적인 인적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대장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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