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MB측근에게 4대강 감사 맡기려 편법"

최영희 "김 후보자, 4대강 감사 주심 지정 관련 서면답변 거짓말"

등록 2010.09.28 11:53수정 2010.09.2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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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감사원장 재직 당시 4대강 사업 감사 주심위원을 대통령 측근 인사에게 맡기기 위해 내부 규정을 어기고 편법을 썼다는 의혹이 28일 제기됐다.

 

현재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주심위원은 은진수 감사위원.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경선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지낸 그는 감사위원 제청 당시에도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야당의 비토를 받았다. 특히 지난 1월 시작된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가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국회 국무총리 인사청문특별위원인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은 감사위원이 4대강 사업 감사 주심위원을 맡게 된 경위에 대해 김황식 후보자가 서면답변을 통해 '주심위원 지정기준 및 절차'와 '귀청보고 순서'에 따라 지정된 것이라고 답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감사원이 4대강 사업 감사의 귀청보고(감사원 내 보고) 날짜는 더 늦춰 보고하고, 4대강 사업 감사 이후에 실시한 다른 감사의 귀청보고 날짜는 앞당겨 주심위원 지정 순서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25일부터 2월 23일까지 진행된 4대강 사업 감사는 24일 만에 귀청보고가 이뤄진 반면, 2월 3일부터 3월 3일까지 진행된 '교육과학기술부 외 1개 기관의 기관운영 감사'는 불과 15일 만에 이뤄진 것.

 

이는 귀청보고 기한에 대한 감사원 규정을 어긴 것이기도 했다. 감사원이 2005년 12월에 발간한 '특정과제감사 매뉴얼'과 '기관운영감사 매뉴얼'에 따르면 '실지감사' 종료 후 진행하는 귀청보고는 3주 이내(21일 이내)에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4대강 사업 감사는 이보다 3일이 지난 뒤에야 귀청보고가 이뤄졌다.

 

비슷한 시기(2010. 1. 28~2010. 3. 5)에 진행된 '한국투자공사 해외투자실태'에 대한 감사 귀청보고가 규정대로 딱 21일 만에 이뤄진 것을 감안할 때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귀청보고가 늦춰진 것은 분명 이례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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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희 "김황식 총리후보, 4대강 감사위원 순서조작" ⓒ 최인성

▲ 최영희 "김황식 총리후보, 4대강 감사위원 순서조작" ⓒ 최인성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 있는 은진수 감사위원 배제했어야"

 

이명박 캠프에서 활동했던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과 은진수 변호사(왼쪽)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명박 캠프에서 활동했던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과 은진수 변호사(왼쪽) ⓒ 오마이뉴스 이종호

최 의원은 "감사원이 정상적인 규정과 절차를 지켰다면 본래의 주심위원 지정순서에 따라 배아무개 위원이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주심위원이 됐을 것"이라며 "'(은 감사위원이) 순서에 따라 주심위원이 됐다'는 김황식 후보자의 서면답변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4대강 사업이) 정치적인 사건인 만큼 제정신이 있는 감사원장이라면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있는 은 감사위원을 배제했어야 했다"며 "그런데도 이번 사례를 보면 김 후보자가 제척 사유가 있는 은 감사위원에게 의도적으로 4대강 사업 감사 주심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그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최 의원의 문제제기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제척 사유가 있지 않는 한 순번대로 감사위원을 정해야 한다, 대법원이 주심 재판관을 결정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법사위에서 내가 은 감사위원의 직무이동에 대해 물었을 때 당시 감사원장이던 김 후보자가 '곧 옮길 것'이라고 답한 적 있다"며 "이번 병역기피 의혹과 은진수 감사위원 주심선정 문제는 아주 큰 도덕적 문제다, 신경을 써달라"고 요구했다. 

2010.09.28 11:53 ⓒ 2010 OhmyNews
#김황식 #4대강 사업 감사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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