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디옵터 차 부동시", 김황식의 반격?

[총리 청문회] 야당 '현미경 검증' 총력... 총리실 "병역 의혹 등 해소될 것"

등록 2010.09.28 20:04수정 2010.09.2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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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29~30일 이틀간 국회에서 열려 치열한 공방이 예고된다.

 

"현미경 검증"(박지원 원내대표)을 장담한 민주당 등 야당은 김 후보자의 병역 면제와 증여세 탈루, 4대강 사업 감사위원 선정, 누나 김필식 총장의 동신대 특혜 및 딸의 대학강사 특혜 채용, 고가 다이아몬드 구입, 수입 대비 과다한 지출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여당인 한나라당도 철저한 검증을 주장하고 있지만, 김태호 후보자에 이은 두 번째 총리 낙마는 막겠다는 태세다. 따라서 총리 인사청문회장에선 '창'(야당)과 '방패'(여당)의 한판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병원 시력 검사 '부동시' 판정 결과 제출... 야당 공세 방어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남소연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청문회를 하루 앞둔 28일 김 후보자는 핵심 의혹 중 하나인 병역 면제 과정을 해명할 만한 자료를 제출했다.

 

김 후보자는 전날(27일) 서울의 S종합병원에서 시력 검사를 받고, 이날 결과를 여야 인사청문위원들에게 보냈다.

 

시력 검사 결과, 김 후보자의 시력은 왼쪽 -7디옵터, 오른쪽 -1디옵터로 6디옵터 차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1972년 군 면제 당시 시력 검사에서 그는 5디옵터 차로 '부동시'(양쪽 눈의 시력차가 큰 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때보다 1디옵터 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총리실은 시력 검사 결과 제출로 병역 면제 의혹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마침 나온 시력 검사 결과가 야당의 맹공을 무력화할 반격 카드가 되리라는 기대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시력 검사 결과로 병역 기피 의혹은 해소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도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인동 금융감독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성실하게 청문회에 임해 국민이 모든 사실을 알게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야당, 청문회 전날까지 의혹 폭로... 여당, "부당한 공격" 적극 옹호  

 

하지만 야당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현미경이 아니면 질병의 원인인 바이러스를 규명할 수 없다"며 "이런 시각과 자세로 명분 있는 청문회에 임하겠다, 이게 야당 본연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도 "김 후보자가 감사원장 시절 MB의 측근인 은진수 감사위원을 4대강 감사위원으로 선정하기 위해 편법을 저질렀다"(최영희 의원), "김 후보자가 대법관 시절 상지대 구재단을 옹호하는 판결을 내릴 때 누나 김필식 총장이 이사로 있는 한국대학법인협의회의 입김을 받았다"(정범구 의원)는 등 의혹을 폭로하며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민주당은 주요 증인으로 채택한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과 김 후보자의 누나 김필식씨가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만약 은진수 감사위원과 김필식씨가 출석하지 않으면 청문회와 국민의 알권리를 방해하는 중대한 일이 될 것"이라며 "반드시 국회에 출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야당의 공격을 '도덕성 흠집내기'로 규정하고, 적극 막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총리 인사청문회 한나라당 간사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김 후보자 내정 당시 무난한 인사라는 의견을 보이다가 갑작스레 태도를 바꿔 부당한 공격을 하고 있다"면서 "민주당 집권 시절 (김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을 무난하다고 했던 분들이 이중잣대로 정치적 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고 야당을 비난했다.

 

그는 "병역 면제나 증여세, 수입과 지출 불일치, 동신대 특혜 등 의혹은 크게 문제가 없다", "병역 미필의 경우, 국민들이 보기에 바람직하지 않지만 불법이나 위법 사항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김 후보자를 적극 옹호했다.

 

또 "여러 자료에 비춰보면 김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청문회를 통해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해서 국민들로부터 판단을 받겠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47.1% "김 후보자 총리직에 적합치 않다" 

 

한편 이날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이 여론조사기관 <폴리시앤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총리직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26.2%에 그쳤다. "아니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그 2배에 가까운 47.1%에 달했다.

 

김 후보자가 부동시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40.4%)는 응답이 "납득한다"(37.8%)보다 많았다.

 

지난 27일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ARS여론조사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서 ±3.09%P다. 

#총리 #청문회 #김황식 #박지원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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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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