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형철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정관에서 '서울 한가위 홍수 진단과 지속가능한 복구 방향'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서울시 방재 정책 진단과 개선 방안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유성호
서울시 수방대책과 관련해 서울시와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는 환경운동연합의 염형철 사무처장 역시 "'103년 만의 집중폭우(시간기준)', '500년 빈도 강수량(3시간 기준)으로 역사상 최고 기록'이라는 말을 서울시에서 가장 먼저 썼는데 기상청에 확인한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서울시가 사상 최대 강수량을 부각시켜 이번 홍수피해를 인재가 아닌 천재로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염 처장은 "22일에는 3시간 강수량이 500년 빈도라고 주장했던 서울시가 27일에는 200년 빈도라고 보도자료에 적었더라"며 "어떻게 불과 3일 만에 300년이 줄어드냐"고 비꼬았다.
이어서 염 처장은 "2001년에도 똑같이 광화문에 홍수피해가 있었는데 서울시는 그때도 천재였고, 지금도 천재라고 한다"며 "도대체 9년 동안 뭐했나"라고 성토했다.
또한 "광화문광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주변 도로를 정비해 빗물받이를 아예 없애고, '여성이 행복한 서울 프로젝트'를 한다고 보도블록 밑을 다 시멘트로 발라놓는 등 그야말로 물샐 틈 없이 만들어 놓고서는 천재라고 말하는 건 과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염 처장은 "정책 실패보다 더 나쁜 게 원인 은폐"라며 "서울시는 정보를 공개하고 왜곡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가 남산 안기부 건물 지하벙커에 재난대책본부를 꾸려놓고 있는데, 거기까지 가서 2시간 동안 싸우다 결국 자료를 받지 못하고 돌아왔다"며 "서울시는 이미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시의회와 민간이 함께 공동조사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260mm의 비에 수도 서울이 침수되는 사태는 반복되어선 안 된다"며 "서울시를 홍수와 더불어 사는 도시로 재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10월 국정감사, 하반기 행정사무감사 통해 수해원인 규명할 것" 이어진 토론에서 한명희 서울시의원(민주당, 비례대표)은 "어제 서울시의원들이 서울시 물관리국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는데 그때도 200년이 아닌 500년 빈도로 보고를 받았다"며 "서울시가 어쩔 수 없는 기후변화로 인해 수해가 발생했다는 식으로 문제를 덮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이번 폭우로 인해 지하철 1, 2, 4호선이 마비되고 역사로 엄청난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며 "이러한 것들이 조금만 더 진행됐더라면 엄청난 인명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진상조사단을 꾸려서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을 하지 않으면, 이후에 홍수대란으로 인해 1000만 서울시민의 생존이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수방대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서울시의원을 대표해 참석한 그는 "이번 하반기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해 원인이 규명될 수 있도록 시의회 차원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백원우 의원 역시 "10월 12일 국정감사에서 침수 원인에 대해 꼭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서울시 관계자는 불참했다. 염형철 사무처장은 "서울시 관계자도 초청했는데 결국 오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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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도 광화문 침수... 서울시, 9년 동안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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