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AS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서울의 한 대우일렉 서비스센터.
김시연
"대기 손님만 없으면 오셔서 바로 수리 받으실 수 있습니다."2일 오전 서울 강북에 있는 한 대우일렉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이곳을 비롯한 전국 64개 애플 공인서비스센터에선 10월 1일부터 애플 아이폰4뿐 아니라 3Gs, 3G 등 아이폰 전 제품 수리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 홍보가 덜 된 탓인지 기다리는 고객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고 그나마 범퍼 예약 때문에 온 아이폰4 고객들이 많았다.
그동안 코원, 테팔, 브라운 등 종합가전제품 수리까지 대행해온 이곳에선 최근 아이폰 전담 기술자도 3명이나 확보하는 등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아이폰 AS(애프터서비스) 정책이나 수리 과정, 수리 비용 등 민감한 내용 공개는 꺼렸다. 아이폰 AS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로까지 번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탓이다.
사설업체 여유... "애플이 AS하면 무상 리퍼 더 엄격해져"지난달 10일 아이폰4 출시에 맞춰 KT의 아이폰 AS 업무를 애플코리아에서 직접 맡기로 하면서 '부분 수리'도 가능해졌다. 지금까지는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이른바 '리퍼비시(재생산품)'라 불리는 '서비스제품'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제품 하자면 무상이지만 침수, 파손 등 고객 과실일 경우 경중에 관계없이 최소 29만 원에서 최대 80만 원에 이르는 리퍼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했다.
지난 달부터 부분 수리가 가능해졌지만 대상 부품은 아직 제한적이었다. 현재 아이폰4는 뒷면 강화유리(3만9000원), 카메라(7만9000원), 모터 및 바이브레이션(3만9000원) 등 3가지, 아이폰 3Gs는 상판(디스플레이)과 하판(보드) 등 2가지 부품만 부분 수리가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아이폰4 앞면 강화유리 등 다른 부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여전히 리퍼 제품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다.
애초 아이폰 부분 수리로 큰 타격이 예상되던 사설수리업체가 비교적 느긋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용산에서 아이폰 사설수리업체를 운영하는 임용준씨는 "공인서비스센터에서 수리해주는 부품은 전체 10%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다"면서 "오히려 AS 주체가 KT에서 애플 위탁 업체로 바뀌면서 무상 리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더 엄격해졌다는 누리꾼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금까지 애플에서 직접 AS를 해온 아이팟터치의 경우 제품 하자가 있더라도 표면에 흠집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무상 리퍼를 거부당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올해 초 2~3군데에 불과하던 아이폰/아이팟 사설수리업체가 그 사이 70여 군데로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