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천안함 관련 무더기 정정보도 신청 슬그머니 철회

[국감- 문방위] 최문순 의원, '천안함 사건 관련 조정신청 현황 및 결과' 공개

등록 2010.10.11 09:29수정 2010.10.1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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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이 천안함 사건 당시 각종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무더기 정정보도 신청을 했다가 자진취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언론중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천안함 사건 관련 조정신청 현황 및 결과'에 따르면, 해군본부는 지난 5월 11일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한겨레> 등 8개 신문사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신청했다.

정정 신청을 한 보도내용은 '천안함 사건 당시 해군이 위기대응 매뉴얼이 없어 신속 대응이 늦었다'거나 '침몰 당시 해군이 해경의 현장 접근에 제동을 거는 등 실랑이가 있었다', '침몰과 관련한 중요 사실들에 대해 해군의 의도적인 왜곡, 은폐 의혹이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그러나 해군본부는 이 가운데 반론을 실어주기로 한 <동아일보>를 제외한 6개 언론사에 대한 정정 신청을 천안함 조사결과 중간발표 이후 자진취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는 별도로 이상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천안함 침몰 당시 이상의 의장이 술에 취해 통제실을 비웠으나 정상 지휘했던 것처럼 문서조작을 했다"는 내용의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 신청을 했다가 지난 6월 자진취하했다. <문화일보>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신청의 경우 '조정불성립 결정'이 났다.

이처럼 해군이 정정보도를 신청한 당시는 국방부가 천안함 사건의 원인을 북한의 어뢰로 단정하던 시기로, 일부 언론에서 서방제 어뢰 등 북한 이외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서던 때여서 군 입장에서는 의혹이 더 확산되는 것을 차단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게 최 의원 측의 설명이다.

최 의원은 "민·군 합동조사 중간발표(5월 20일)를 앞두고 더 이상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언론사를 압박했다가 목적이 달성되자 중재신청을 취소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결국 중간조사 발표를 앞두고 군이 나서 언론사들의 보도 논조 분위기를 조성한 셈이 된다"고 주장했다.

해군이 정정신청을 냈다가 철회한 주요 보도 내용 및 중재신청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국민일보>
천안함 침몰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해군이 적극적인 구조에 나서지 않았고 최원일 함장 및 부함장은 구조된 직후 사고 현장을 떠났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 취하(반론 약속)

2> <동아일보>
천안함 침몰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해군이 해경의 현장 접근에 제동을 거는 등 실랑이를 벌였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반론)

3> <문화일보>
침몰 천안함 함미를 민간어선이 발견한 것과 관련해 첨단장비를 갖춘 해군 함정이 낡은 어선보다 못하다고 보도했으나, 해군 함정은 잠수함 등 수중 이동물의 탐색에 적합한 것이다. = 조정불성립 결정

4> <서울신문>
천안함 생존 장병의 기자회견에 대해 '생존 장병들이 입을 맞추고 나왔다', '해군에 보낸 것을 후회한다'는 등의 천안함 유족들의 발언을 여과 없이 게재해 해군의 명예가 훼손당했다. = 자진취하

5> <세계일보>
천안함 함미 인양 과정에서 해군이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함미를 몰래 수중 이동해 불신을 자초했다고 보도했으나, 기상악화로 인한 적절한 보고과정 이후 이동했다. = 자진취하

6> <조선일보>
해군이 중국, 일본 등 주변 강국에 대응하는 대양해군에 집착해 대북 전력보강에는 소홀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 자진취하

7> <한겨레>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중요 사실들에 대해 해군의 의도적 왜곡, 은폐의혹이 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 자진취하

8> <경향신문>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해군이 위기대응 매뉴얼이 없어 신속한 대응이 늦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 자진취하

9> 이상의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동아일보>를 상대로 6월 22일 낸 정정신청
천안함 침몰 당시 신청인이 술에 취해 통제실을 비웠으나 정상지휘했던 것처럼 문서조작한 것처럼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자진취하
#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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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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