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수출대기업과 부동산 부양할 텐가

2008년 이후 수입물가는 50% 상승, 수출물가는 10% 하락

등록 2010.10.11 17:54수정 2010.10.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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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율이 1100원대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비해 상대적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경우 원화 강세 현상을 가속화할 수 있으며, 금리인상으로 민간의 경기회복세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제 운영은 특정 부분만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친 총체적 입장의 기회비용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수출대기업을 위해 국내 소비자들과 수입기업, 중간 생산업체들이 보는 피해도 감안해야 한다.

 

<도표> 각종 물가지수 추이 및 시장금리 현황 (주)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도표> 각종 물가지수 추이 및 시장금리 현황(주)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김광수경제연구소
▲ <도표> 각종 물가지수 추이 및 시장금리 현황 (주)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 김광수경제연구소

 

<도표>에서, 환율이 오르면 수출대기업의 가격 경쟁력에는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수출물가 추이를 보면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수출물가는 원화기준으로는 소폭 상승했지만, 국제시장에서 통용되는 달러기준으로는 오히려 내렸다. 이른바 '환율효과'가 수출물가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원화 환율 하락을 달러 수출단가 하락에 반영하여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환율효과'는 수입업체와 외국 원자재를 쓰는 중간가공업체, 그리고 일반 가계들 입장에서는 더 비싼 가격으로 수입 재화와 서비스를 이용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미 2008년 이후 지속돼온 고환율 상황으로 인해 원화기준 수입물가가 매우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높은 수입물가에 비하면 생산자물가나 소비자물가는 놀라울 정도로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생산자물가 단계에서 수입물가의 충격을 모두 흡수할 정도로 국내 기업들이 놀라운 생산성 향상을 보였거나, 그게 아니라면 물가 통계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물론 단기간에 그런 충격을 모두 흡수할 정도로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보였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러면 통계 부실 때문이든, 국내기업들이 가격인상 대신에 제품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가격인상을 했을 것이다. 예컨대 새우깡 100g 한 봉지에 1000원하던 것이 80g으로 줄면서 가격은 그대로 1000원을 받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소비자는 실질적인 물가상승을 떠안게 되지만 한은의 소비자물가 통계에는 전혀 물가상승이 없는 것으로 잡히게 된다. 이처럼 어떤 방식이든 고환율로 인한 수입물가 부담을 수입업체와 생산자, 소비자 등이 분담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산자의 경우에도 가공단계별로 물가지수 추이를 보면 원재료, 중간재, 최종재의 순으로 단계별로 환율 급등에 의한 물가상승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나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기준금리 인상을 꺼려한다면 이는 민생경제보다는 여전히 수출대기업에게 수출보조금을 주어 가격경쟁력을 보전을 해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출대기업은 기술과 생산성 향상에 의해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환율 인상 등 단기적인 미봉책에 의존해오다 보니 조그만 외부 환경 변화나 충격에도 휘청거리게 된다. 경기회복이라는 미명 아래 언제까지나 일반국민들의 희생을 대가로 고환율 정책을 통해 수출대기업을 지원해줄 수는 없다.

 

물가 안정, 정권 유지에 직결되는 중요한 민생과제

 

기준금리 인상을 말하면 가뜩이나 침체된 부동산시장을 더욱 침체하게 만들 가능성을 염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부동산 버블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대출 수요가 준 은행들이 보유 자금으로 국공채 등을 대거 매입하는 바람에 정작 시장금리는 거의 오르지 않고 있다.

 

시중 자금수요가 없어서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경기부양이나 부동산시장 부양보다도 당장의 서민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현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310조 원 규모의 예산편성을 하면서 내년성장률도 5%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정도 호황이면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 상반기 GDP 분기별 성장률이 7~8% 수준을 기록하는 호황을 지속하고 있다. 채소파동이 아니라도 이미 일반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2008년 말의 경제위기 전후로 거의 배 이상 올랐다. 채소파동을 계기로 생선과 일반 소비재 등 다른 물가들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물가상승 압력 가중과 부동산 거품의 점진적 해소 필요성이라는 국민경제 전반의 상황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인상해갈 필요가 있다. 현 정부와 통화당국은 물가 조절 실패로 커다란 사회적 혼란이 야기된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물가 안정이 정권 유지에 직결되는 중요한 민생과제임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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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경제구조 건설에 관한 좀더 깊이 있는 토론과 정보 공유를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2010.10.11 17:54ⓒ 201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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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물가 #수출물가 #원달러 환율 #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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