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경궁
(주)CPN문화재방송국
창경궁은 1418년 세종대왕이 태종을 모시기 위해 지은 것으로 수강궁이라 불리었었다. 이후 정희왕후, 소혜왕후, 안순왕후를 모시게 되면서 명정전, 문정전, 통명전을 짓게 됐고, 궁궐의 규모가 넓어지게 됐다. 이로 인하여 이름도 창경궁이라 다시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임진왜란으로 불에 탔다가 다시 복원됐고, 일제시대엔 일본이 동물원과 식물원을 지어 일반인에게 관람하게 한 뒤, 창경원이라 이름 붙여 격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아무래도 한 나라의 왕과 왕비였던 분들의 제를 모시는 곳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조상을 잘 모셔야 집안이 잘 된다"는 속설이 제를 모시는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중국 모두에게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이런 사건 사고를 겪은 곳이라 할지라도, 조상을 모시는 사당이라 할지라도 결코 창경궁은 침울함을 간직한 곳이 아니다. 오히려 생각보다 더 아름답고 평화로운, 아늑한 곳이다.
만약 창경궁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이곳을 보게 된다면 마치, 왕과 왕비가 산책하던 곳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하다못해 내 발소리에 놀란 청설모가 내 사진기를 피해 요리조리 뛰어다니는 모습은 마치 숲속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했었다. 안타깝게도 부족한 내 사진 실력이 한 컷의 청설모도 잡지 못했지만 말이다.
궁을 전부 돌아보기에는 짧고, 산책하기에는 조금 넉넉했던 1시간이 흘렀고, 하늘에 반달이 떠오르면서 쇼는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