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발언, 노인 쌈짓돈 뺏는 유치한 발상"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반대' 논란 확산... 야당, 사과 요구

등록 2010.10.21 14:16수정 2010.10.2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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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국무총리 ⓒ 남소연

김황식 국무총리 ⓒ 남소연

"노인들의 지하철 무료 탑승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취지의 김황식 총리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다. 21일 민주당 등 야당은 김 총리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고위정책회의에서 "김 총리의 복지관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부자감세, 서민증세도 모자라 이제 노인증세까지 하겠다는 것이냐"며 "지하철 적자를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쌈짓돈을 뺏어 막아보자는 것은 한심하고 유치한 발상"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의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부자 감세의 대표적 사례인 종합부동산세가 1조8000억원이나 덜 걷혔다(그 돈이면 지하철 적자 메우고도 남는다), 노인들 모두에게 지하철 요금 1000원씩 받아도 1조8000억 원 안 된다"며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등 부자감세는 넉넉하게 하면서, 그나마 노인들에게 도움됐던 지하철 무료 탑승의 이용 부담을 추가하겠다는 것은 최소한의 쌈짓돈도 뺏고, 쪽박도 깨겠다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총리가 이런 사실을 알고도 발언한 것이라면, 내년 복지 예산을 삭감하려는 정부의 꼼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야당 "노인들 돈으로 빚 메우려는 뻔뻔한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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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철

ⓒ 이승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도 가세했다. 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총리의 발언은 이명박 정권의 복지관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인 지하철을 두고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총리가 보편적 복지를 반대한다는데, 그럼 지금 국민들이 누리는 무상의무교육이나 무상급식, 국민건강보험제도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전 대변인은 또 "선진국의 가장 기본적인 복지 진로가 보편적 복지라는 것은 누구라도 아는데, 김 총리가 이를 부인한다면 시대착오적"이라며 "진정 서민 복지를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면 부자감세를 당장 철회하고, 4대강 집중 예산을 포기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들이 김 총리 발언에 분노하고 있다"며 "즉각 사과하고, 잘못된 복지와 예산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진보신당 심재옥 대변인도 "김 총리가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을 모욕했다"고 맹비난했다.

 

심 대변인은 "지하철 적자는 운영 부채가 아니라 건설부채가 대부분"이라며 "노인들 교통비마저 뺏어 빚을 메우려는 것은 정부 부담을 노인들에게 떠넘기려는 뻔뻔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또 "김 총리가 '알코올 중독', '응석받이 어린이' 운운한 것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모욕이며, 노동자와 서민들이 또 한 번 상처를 받았다"면서 "김 총리는 지금이라도 자성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시민 "김 총리, 측은지심 부족"

 

보건복지부장관 출신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도 가세했다. 유 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총리가 총리보다 복지부장관을 해보셨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실제 현장을 보면, 국가가 뭘 제대로 하지 않아서 보기만해도 가슴이 미어지는 일들이 참 많다"며 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측은지심이 기본인데, 김 총리는 그게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 총리가) 처음이라, 초보운전이라 그러려니 하고 어르신들이 너그럽게 봐 주셨으면 한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2010.10.21 14:16 ⓒ 2010 OhmyNews
#김황식 #노인 #지하철 #무료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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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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