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장로가 대통령 된 후 노골적으로 불교 폄하 "

명진 스님 "봉은사 땅밟기는 일부 개신교 신자들만의 문제 아냐... 단호하게 대처해야"

등록 2010.11.01 15:41수정 2010.11.0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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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땅밟기' 동영상을 만든 찬양인도자학교 관련자 10명이 10월 27일 오전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찾아 문제의 동영상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했다. ⓒ 봉은사


"왜 이명박 정부 들어서 그동안 은밀하게 진행됐던 불교 폄하와 무식한 행동이 아주 활발하게 진행되느냐. 드러내놓고. 광신적인 기독교인이 대통령이 되어서 이 나라를 불행에 빠뜨리고 있다."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이른바 '봉은사 땅밟기' 동영상 이후 논란이 되고 있는 '개신교 신자들의 불교 폄훼'가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10월 31일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일요 법회에서 명진 스님은 "봉은사 땅밟기는 일부 개신교 신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한국 개신교 주류의 모습"이라며 "도를 넘는 불교 폄훼와 공격에는 단호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찬양인도자학교, 여론 안 좋으니까 임시방편으로 사과하는 척한 것" 

명진 스님은 '봉은사 땅밟기' 동영상을 만든 관련자들의 사과에 대해 "언짢은" 심경을 밝혔다. 문제의 동영상을 제작한 찬양인도자학교 소속 최지호 목사와 담당간사 그리고 학생 등 10명은 10월 27일 봉은사 명진 스님을 방문해 "봉은사와 불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무릎을 꿇었다. 이에 명진 스님은 "이번 사건이 종교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한국 사회의 화합을 다지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들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날 법회에서 명진 스님은 "이 일을 주도했던 박성광이라는 친구는 (사과 당시) '불교를 공격하거나 폄하할 생각 없다, 우리끼리 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돼서 미안하다'고 말했다"며 "진심으로 참회한 게 아니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한 "어느 매체에 보니까 최지호 목사가 '학생들을 나무랄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했다"며 "이는 목사님이 저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너무 여론이 안 좋으니까 임시방편으로 와서 사과하는 척한 것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명진 스님은 "저도 여러분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제가 동영상을 보여드리면서 일부 기독교 광신도들이 이런 짓을 한다고 그랬는데, 한국 사회에는 이처럼 공격적이고 남의 종교를 인정하지 않고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기독교 신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렇게 사명감을 가지고 땅밟기를 했으면 옛날에 순교 많이 했듯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옳으니까 양보를 못한다' 이래야지, 이틀 만에 사과를 했는데 그 사과도 알고 보니 거짓 사과였다, 이게 오늘날 한국 기독교다"라고 분노했다.


명진 스님은 "물론 그중에는 아주 양심적인 목사님도 계신다, 그런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희망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기독교 주류에서는 이런 분들을 이단으로 몰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기독교 주류에서는 오히려 '왜 들키게 했느냐' 이거다. '왜 핑계를 줬느냐'. 이게 기독교 주류의 생각이다. 대형교회 목사들, 남의 종교 저주나 하고 사탄이고 우상숭배라고 부르짖는다. 봉은사만 해도 교회 청년부 소속 신자들이 땅밟기 기도 여러 차례 다녀갔다. 대구 동화사 문제, 대구기독교총연합회에서 제작을 한 거다.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 이 정도면 광적인, 집단적인 히스테리 증세다." 

명진 스님은 "우리 불자들이 혹시라도 이런 독선과 무지와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도를 넘는 불교 폄하와 공격에는 단호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독교 국가에서나 할 소리를 장관이 하고 다니니 천년고찰에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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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사 땅밟기' 동영상 캡처


이어서 명진 스님은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이 '기독교인들의 독선'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9일, 낙동강에서 발견된 마애불을 참배하고 왔다는 명진 스님은 "문수 스님이 자신의 몸을 불태워서 소신공양을 했던 지보사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강이 4대강 공사로 인해 전쟁터처럼 마구잡이로 파헤쳐져 있는 걸 보면서 마음이 착잡했다"면서, 지난 6월 이만의 환경부 장관의 교계 간담회 발언을 전했다.

"이만의 장관이 종교계의 4대강 반대 움직임에 대해 '이는 정치적 논리에 불과하며 종교계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우리 스님이 자기 몸을 불태워서 4대강 반대한 것도 정치적인 논리에 휘둘린 건가. 그 따위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해도 되는 건가. 참으로 천박한 인식에 화가 안 날 수 없다."

명진 스님은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이만의 장관의 또 다른 발언인 "환경부 장관직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고 아름답게 꾸미는 사명을 지닌 자리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며 법당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소리쳤다.  

"여기가 기독교 국가인가. 제정일치가 되어 있는 유럽의 기독교 국가에서나 할 소리를, 장관이라는 X이 이따위 소리나 하고 다니니까 기독교인들이 천년고찰에 와서 무너지라는 저주의 말을 퍼붓는 거다.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공공의 부분에서 이토록 드러내놓고 노골적으로 종교색을 드러냈나. 이명박 장로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이런 일들이 노골적으로 되고 있는 거다. 이토록 종교색이 강한 정권은 건국 이래 처음이다."

명진 스님은 "이들의 주장대로 4대강 사업이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합당한 사업이라면 같은 예수님, 하나님을 섬기는 가톨릭에서는 왜 이를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사업이라고 규정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같은 신을 섬기는 이들도 이렇게 극명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건 그만큼 이 사업 자체가 탈이 많고 무리수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4대강 사업이 옳다 하더라도 더 천천히, 환경에 대한 영향평가를 하면서, 국민의 의견을 모아내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잘못된 종교관, 잘못된 하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여서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규정하고 밀어붙이는 이명박 장로, 반성하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봉은사 #봉은사 땅밟기 #땅밟기 #명진 스님 #종교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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