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광화문 정부청사 앞, G20대응민중행동이 파키스탄 활동가 칼리크 부슈라에 대한 정부의 비자 발급 거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지용
- 파키스탄주재한국대사관에서 비자 신청을 했을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다른 대사관과 뭔가 달랐나요?"저는 지난달 21일에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한국대사관에서 요청하는 모든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창구에서 서류를 담당하는 직원이 서류를 접수하고 아주 기초적인 질문들(제가 하는 일과 한국방문 목적 등)을 물었습니다. 아주 정상적이고 정기적으로 다른 나라의 비자를 발급받을 때도 있었던 질문 수준이었습니다. 여성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에게 발생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저는 비자 발급을 거부한 사유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련의 비자발급 과정에서, 파키스탄을 테러국가로 낙인찍은 잘못된 인식하에 그릇된 태도로 저를 대해왔습니다."
- 전에도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적이 있으신가요? 비자 발급 거부 소식을 듣고, 어떠셨나요?"한 번도 없습니다. 저는 스웨덴, 브라질, 아프리카, 태국, 인도, 네팔, 스리랑카, 미국 등을 자주 여행했고, 심지어 수차례 방문했던 나라도 있습니다. 저의 입국을 거부한 한국정부의 결정은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경제적 착취를 종식하라는 국제 NGO들과 민중들의 요구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국대사관의 답신에 따르면, 비자 발급 거부 사유 중 하나가 '파키스탄이 잠재적 테러 국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그것은 서방국가들과 서방국민들, 특히 주류 우파 언론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잘못되고 그릇된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을 편협하게 만들고 강화시킨 결과입니다. 이로 인해 파키스탄에서 활동하는 사회운동 및 노동운동 단체들은 매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에선 농경지를 차지하고 있는 군대에 대항하는 원주민 농민들의 운동, 공장주들에 대항하는 기업노동자들의 운동, 무샤라프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변호사들의 운동, 그리고 반여성적 이슬람법에 대항하는 급진적인 여성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이러한 현실과 민중들의 투쟁은 서방언론에서 한 번도 주목받은 적이 없습니다.
테러리즘과 탈레반주의에 속한 '소수'가 있지만, 이는 오히려 제국주의 세력에 의해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들의 활동이 증대할 수 있도록 범죄행위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성노동자지원전선은 파키스탄에서 여성운동을 강화함으로써 탈레반 세력에 도전하고자 열심히 투쟁하고 있습니다."
- 비자거부와 관련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요."한국대사관에 비자발급 거부사유를 설명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항의서한을 보냈습니다만 아직까지 답이 없습니다. 앞으로 이틀간 더 기다려보고 답이 없으면 원래 한국 입국예정일이었던 7일, 언론을 상대로 한국대사관의 그릇된 태도에 대한 기자회견을 할 예정입니다.
- 더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일반적으로 비자거부는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불쾌한 것은 제가 여행사로부터 여권을 돌려받았을 때 제 여권의 '28page'가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비자 발급 거부 과정에 더 의구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제기할 것입니다. 만일 대사관 직원이 응답하지 않는다면 대사관과 여행사 양자 모두를 상대로 법적행동을 취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 대사관은 3일 그녀에게 여권 훼손에 대해 사과하는 전화를 했고 5일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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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거부하는 대한민국...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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