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복학생, 휴학생...다 받아줄게

일요일마다 학교 안팎 청소하는 인하대학교 동아리 '쓰줍동'

등록 2010.11.09 10:44수정 2010.11.09 10:44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쓰레기 하나로 뭉친 대학생들이 있다. 그 누가 시킨 일도 아닌데 저마다 청소용 집게와 쓰레기 봉투를 들고 묵묵히 1시간 반 가량에 걸쳐 쓰레기를 줍는다. 힘들 법도 한데 어느 누구 얼굴 찌푸리지 않는다. 오히려 밝은 목소리로 서로를 독려하며 보람의 땀방울을 흘린다. 이들이 바로 인하대학교 '쓰레기 줍기 동아리' 일명 '쓰줍동' 회원들이다.


 좌·우 : '쓰줍동'회운모집 광고 포스터.[출처=쓰레기 줍기 동아리]
좌·우 : '쓰줍동'회운모집 광고 포스터.[출처=쓰레기 줍기 동아리]황소윤

쓰줍동은 회원들에게 '쓰줍녀'라고 불리는 이은정(일어일문·04)씨의 발의로 시작됐다. 주말에 인하대 후문가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올 때마다 쓰레기가 떨어져있는 교정을 보며 지성인으로의 기본부터 지켜야 제대로 된 인하인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 이 같은 활동을 계획하게 되었다.

하지만 혼자 시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다른 학우들과 뜻을 모아 함께 쓰레기 줍기를 시작했다고.

활동 첫 주에는 8명에 불과했으나, 한 주 한 주 지나감에 따라 회원수가 늘어 지금은 10~20명 정도의 학생들이 모여 쓰레기를 줍는다. 초반에는 후문가를 중심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교정 뿐만 아니라 학교 밖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렇게 쓰레기 줍는데 100L 쓰레기 봉투 2~3개가 꽉꽉 찬다. 쓰레기를 줍고 난 후에는 뒤풀이 등을 통해 친목도모 시간을 갖는다.

 좌·우 : '쓰레기 줍기 동아리' 회원들이 쓰레기를 줍고 있다.
좌·우 : '쓰레기 줍기 동아리' 회원들이 쓰레기를 줍고 있다.황소윤

요즘같이 삭막한 사회에 쓰줍동의 활동은 가슴 한 구석에 있던 불씨를 지펴준다. 스펙쌓기, 취업준비, 대외활동으로 바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모습이 개인주의로 팽배한 우리 사회를 부끄럽게 한다. 이들은 봉사활동 자격증이 발급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동호회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쓰레기 줍기 활동을 마치고 2시간 정도 후 다시 후문가를 찾았는데 도로 지저분해진 적이 있어서 속상했던 적이 있다는 이 양은 여러 가지 캠페인 등을 통해 쓰줍동의 새로운 활동 방안에 대해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의 에코 동아리 활동을 참고할 예정이며 앞서 진행했던 '쓰레기 안 버리기 캠페인'에 대한 고민을 통해 온·오프라인에서의 홍보도 지속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앞으로 쓰줍동의 꾸준한 활동을 기대해 본다.
#인하대학교 #쓰줍동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3. 3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4. 4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5. 5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