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총, 진천지회 승인 못하나 안하나

특정협회에 5개월이나 끌려다닌다 '비판여론'

등록 2010.11.11 19:52수정 2010.11.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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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4일 한국예총 진천지회 창립총회가 열려 초대회장 선거를 진행했다. 사진은 투표전에 투표자들이 후보자를 상대로 질의 응답 시간을 갖고 있는 모습이다. ⓒ 김천수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장 이성림, 이하 한국예총)가 충북 진천지회 창립 승인을 늦추고 있는데 대해 특정 협회의 입김에 끌려 다니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승인이 늦어짐에 따라 진천지역에서는 단체 간 갈등이 증폭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원인이 한국예총의 불분명한 태도에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6월4일 진천군 내 문인·국악·연예예술인·음악·미술 5개 협회는 제1대 회장선출을 위한 총회를 열고 선거를 통해 노규식(국악협회 기악분과위원장)씨를 초대 진천예총 회장으로 선출하고 한국예총에 인준을 요청했지만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인준을 받지 못하고 있다.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류재석(진천연예예술인협회 자문이사)씨가 선거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해와 한국예총이 충북예총에 철저한 조사를 지시해 진상조사를 실시하면서 늦어지고 있는 것.

충북예총이 선거과정 조사 후 '문제없다'는 결과 통보

그러나 한국예총은 충북예총이 2개월 가까이 선관위 관계자, 당선자, 낙선자의 진술을 받고 일체의 관계서류를 검토해 선거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결과를 지난달 15일 통보했는데도 1개월이 다 되도록 인준을 해주지 않고 있어 특정 단체 의견에 치우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실태는 낙선한 류재석씨가 속한 한국연예예술인협회(이사장 석현, 한국예총 부회장)가 한국예총에 원점에서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석현 이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준이 나가기 힘들 것이다. 당선자는 연예예술인협회로 후보 등록이 되지 않자 국악협회로 후보 등록을 해 원천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석 이사장은 또 선거 전에 이의 제기를 했어야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서울에서 내가 미리 이의제기를 했는데 지역에서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규식 당선자는 "나는 연예예술인협회 회원이기도 하고 국악협회 회원이기도 하다"며 "이미 회원들에 의해 투표로 선택된 만큼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고, 충북예총이 법률검토까지 거쳐 낸 결과를 중앙에서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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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4일 한국예총 진천지회 초대회장 선거에서 관계자들이 투표를 마치고 개표를 지켜보고 있다. 벽면에 노규식씨와 류재석씨 포스터가 나란히 붙어있었다. ⓒ 김천수


그런데 한국예총은 지난달 20일경 충북예총의 진상조사 관계서류 일체를 한국연예예술인협회에 공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진천지역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인준 여부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지 조사된 서류를 이의 제기한 측에 넘겨줬다는 것은 있을 없는 일"이라며 "이것은 한국예총이 연예예술인협회 입김에 끌려 다닌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한국예총 사업부 관계자는 "투명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오히려 공개하지 않으면 분란만 커졌을 것"이라고 말해 진천지회 승인과 관련한 한국예총 내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11일 한국예총은 진천지회 승인 지연과 관련한 입장을 듣고자 사무총장실에 기자가 전화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절했다.

회장 결재 거치면 되고 이사회에는 보고하면 된다는데..

진천군 관계자는 진천예총 창립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예총 창립이 수년째 시도되다가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철저한 준비와 단체 간 합의가 이루어져 잘 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안타깝다"고 말하고 "한국예총에서 지역의 정서를 고려하고 대책위원회의 선거과정 조사를 검토해 빠른 결정을 해줘서 지역에 안정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북예총 관계자도 "선거과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만큼 이제는 한국예총의 인준을 기다려볼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면서도 "이제는 진천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마음을 넓혀 화합하는 계기로 삼아 지역 문화예술이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예총의 지회 승인은 회장의 결재를 거치면 되고 이사회에는 보고하면 된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현재 전국에 131개 지회가 있는데 창립 초대회장 선출과 관련해 분란이 일어난 것은 진천지역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진천예총 #한국예총 #충북예총 #노규식 #류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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