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장 길을 달리는 마을버스 안이다.
조찬현
굽이치는 산길을 삐걱거리며 힘겹게 오른다. 마을버스는 비포장 길에서 곡예 하듯 물결을 치는가 하면 이리저리 기우뚱댄다. 낑낑대며 안간힘을 쓰는 버스와는 달리 차창에 스치는 갈바람은 싱그럽다. 여기저기서 승객들이 수군대는 소리, 무섭다는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강원도 골짜기는 쩌리 가라네!""오늘 하루 추억거리는 이길밖에 기억 안 나겠어."소달구지를 타고 가던 옛 추억의 길,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던 시골버스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는 산길이다. 간간이 단풍에 물든 나뭇잎이 스쳐간다. 조금 전 까지 무서워하던 승객들은 내려갈 때는 더 재미나겠다며 신이 났다. 잠시도 쉴 새 없이 조잘 된다. 오랜만에 만난 비포장 길에서의 버스여행이 마냥 좋은가 보다.
김포친목회에서 왔다는 아주머니 일행이다. 경운기를 타고 다녔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며 활짝 웃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아주머니는 낭만이 있어 좋다고 했다.
길을 걷는다. 하늘에는 흰 구름 두둥실 떠있고 산에는 붉은 단풍나무와 푸른 소나무가 반긴다. 산기슭에는 구절초가 아름답게 피었다.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 무리가 수풀 속에서 지저귄다.
"와~ 나무냄새가 너무 좋다, 나무 익어가는 냄새!"누구랄 것도 없이 저마다 탄성 내지르는 사성암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