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성폭행 한 아버지...이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나

인간의 도리 숙고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돼야

등록 2010.11.16 11:35수정 2010.11.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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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자 뉴스에 참으로 기이한 것이 있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인욱)는 딸이 그녀의 남자친구와 성관계 한 사실을 추궁하다 딸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 및 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상 친족관계에의한강간)로 기소된 A씨에게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A씨에게는 원심과 같이 징역 5년 및 신상정보 공개 10년을 선고한다."

이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아버지인 A씨는 지난 5월 새벽, 경기 부천시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딸(16세)이 그녀의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에 대해 따지던 중 딸을 성폭행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정상적인 도덕관념이나 사고를 지닌 사람으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반인륜적이고 파렴치한 범행을 저질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A씨에게 징역 5년에 신상정보 공개10년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도 징역 3~6년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적정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은 1심 판결을 받아들였지만, A씨는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으며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이것이 이 사건의 대략적인 내용이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고 생각하기도 끔찍한 일이다. 아무리 사회가 어수선하다지만 어찌 이런 일까지 벌어진단 말인가? 그리고 대체 앞으로 이 가족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앞으로 자식과 아버지가 한 집안에 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한 자신의 형량이 과하다고 항소한 그 아버지는 과연 자신이 지은 죄를 뉘우치고나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혀를 차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청소년기에 극심한 정신적 혼란을 겪었을 딸의 인생이 어떠한 방향으로 갈 것인가도 걱정해야 할 일이며, 이러한 일들이 자꾸 일어날수록 국민들은 선과 악에 무감각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사실도 문제이다.


동방예의지국, 지극한 유교 국가가 어찌하다 이 지경의 사회가 되었나? 날로 험해지는 사회분위기는 남녀를 불문하고 밤길 나다니는 것이 두렵도록 만들었다. 등굣길 초등생을 무차별로 성폭행하는 사태를 넘어서서 이젠 초등생들까지도 또래들을 성폭행하는 지경이 되었으며, 드디어 근친상간이라는 최악의 아수라에 무방비로 노출 되어 있는 이 현실.

우리는 과연 무엇에 가치를 두고 이 사회를 대해야 하는가? 가족이라는 가장 기초적이고 가장 보호받아야 할 울타리에서 부모 자식 간에도 이런 험한 일이 일어 날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후대에 역사 끄트머리에 이런 일들이 뉴스로 올라와 있다는 것을 후손들에게 어찌 설명해야 하는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는 희망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 희망에 미래를 걸어보며 없던 힘도 내는 것인데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나 무자비하게 흘러가고 있다. 적어도 인간으로서의 가치 기준은 세우고 참되게 살아갈 방향은 세워야 하지 않는가? 단지 술에 의한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하기엔 그간 우리 사회가 너무 상처투성이로 내쳐져 있었다.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그 안에서 사람들은 때론 가치 기준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꼭 지켜야 할 것들을 거추장스러운 듯이 여겨져서 등한시하기도 하고, 가치 판단 조차도 심사숙고하지 않고 마구 내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제 더 이상은 이런 현실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 전반적으로 인간의 도리에 관해 숙고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인문학 교육을 강화하여 자신의 내면을 단단히 다지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성찰하는 삶을 통해 자신을 다스리고 하나 뿐인 인생을 값지고 소중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항상 고심하는 자세를 기를 필요가 있다.

나름으로는 딸자식에게 윤리 도덕을 가르치기 위해 훈계하다가 오히려 스스로 더 큰 죄를 저질러 버린 그 아버지, 참으로 씁쓸한 현실이다.
#근친상간 #인문학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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