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으면 먹는 당신, 눈을 감아요

[생활 속 행복처방 12] 현명한 스트레스 관리

등록 2010.11.17 09:21수정 2010.11.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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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을 위해 긍정적인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 그다지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까다로운 상사가 부임해오고, 거래하던 회사가 부도가 나고, 뒤따라오던 차가 갑자기 들이받고, 중요한 순간에 컴퓨터가 고장 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이런 예기치 못한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삶의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행복지수는 달라진다. 극심한 교통체증의 상황이라고 예를 들어보자. 이런 경우 화를 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음악을 들으면서 차분하게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분명 똑같은 상황인데도, 이렇게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긍정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 박사의 말처럼 우리의 생각과 감정은 대부분 과거의 경험으로 학습된 것이다. 특정 상황에서 스트레스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학습된 것이라면, 새로운 학습을 통해 그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반응하도록 바꿀 수도 있다. 즉 스트레스에 대한 현명한 대처법을 배우고 연습하면 누구나 어떤 부정적 상황에서도 평온한 마음을 지킬 수 있다는 말이다. 스트레스를 유쾌하게 날려버릴 삶의 기술을 갖는 것. 그것이 곧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 전략일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바라보기 

스트레스로 화나 불쾌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들끓을 때는, 우선 그런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 현명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심호흡을 몇 차례 반복한 후 자신의 감정을 담담히 바라보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상황에서는 화가 곧 자신이 된 것처럼 동화되어 버린다. 그러나 마치 관찰자가 되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화를 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면 그 감정은 대개 누그러진다.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해도 무조건 저항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살다 보면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고, 그 어떤 것도 그냥 지나가는 감정일 뿐이다. 우울증이나 불안감에 시달리는 이들 가운데는 자신의 불안한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지나치게 저항하는 경우도 있다. 불안이나 우울을 떨치기 위해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항할수록 고통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불안해 미치겠어', '우울감에서 빨리 벗어나야 하는데 큰일이야'라며 저항하기 보다는 오히려 '내가 또 우울감에 빠졌네', '이 감정 또한 일시적인 감정이겠지', '나의 불완전한 모습과 감정까지도 사랑해야지'라며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에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 불완전한 자신을 사랑하듯, 불완전한 자신의 감정까지도 따뜻하게 바라보고 수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떤 부정적인 감정도 곧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담담히 바라보면, 대부분 가라앉는다. 그저 왔다 가는 감정일 뿐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크게 생각할수록, 실제 감당하기 힘든 감정으로 자라게 된다. 

호흡에 집중해 몸과 마음을 이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는 자신의 호흡에 집중해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것도 더없이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호흡에 집중하면서 감정을 가라앉히는 것이 바로 명상이다. 들숨과 날숨에 마음을 모으면 스트레스로 복잡하던 마음이 평온해지고, 명상훈련을 꾸준히 하면 내면의 평화를 얻게 된다.

하버드 의대 하버트 벤슨 교수는 '명상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밀어내고, 마음을 긍정적으로 다스리는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마음챙김 명상으로 유명한 존 카밧진 박사의 연구에서도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8주간의 명상훈련을 통해 참가자들 대부분이 스트레스가 줄면서 긍정적인 사고가 강화되었다고 한다. 또한 심적 스트레스로 긴장된 몸과 마음이 이완되면서 만성 통증을 겪는 환자의 72%가 증상이 감소되었다고 한다.

호흡명상법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면서 마음의 변화를 그저 바라보면 된다. 어떤 판단과 간섭도 없이 고요하게 바라보면 들끓던 사념이 사라지게 된다. 스트레스로 마음이 복잡할 때는, 단 1분이라도 자신의 호흡에 집중해보자. 세계적인 심신의학자 디팩 초프라 박사가 권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간단 명상법은 다음과 같다.

1. 조용한 장소에서 편안히 앉아 눈을 감는다.
2. 정상적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자신의 호흡을 부드럽게 자각한다. 호흡을 의식적으로 통제하거나 바꾸려고 하지 말고 단지 관찰만 한다.
3. 호흡을 관찰하다 보면 변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호흡의 속도가 달라질 수도 있고 심지어 잠시 멈출 수도 있다. 어떤 변화를 일으키거나 영향을 주지 말고, 그 모든 것을 관찰만 한다. 
4. 잡념이 들면 다시 자신의 호흡으로 주의를 돌려 관찰하면 된다.  
5. 15분 정도 명상을 하고, 명상이 끝나면 그 상태로 편안하게 2~3분간 있다가 눈을 뜨고 일상으로 돌아온다. 

행복한 상상으로 부정적인 감정 제어

스트레스로 생긴 부정적 감정을 긍정적인 상상으로 밀어내는 방법도 있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사랑하는 사람이나 기분이 좋아지는 추억을 집중해서 상상하면 심신의 긴장이 풀리고 감정이 긍정화된다.   

일본의 뇌과학자 히사쓰네 다쓰히로 박사는 '인간의 뇌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이 약하다.'고 한다. 우리의 의식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한 번에 한 가지 생각 밖에 할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긍정적인 기억과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하면, 부정적인 감정은 자연히 밀려나게 된다. 

스트레스로 부정적인 감정을 강할 때는 편안한 자세로 눈을 감고 심호흡을 몇 차례 반복한 후, 행복한 감정을 일으키는 상상에 몰입해보자.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거나, 지난날 행복했던 모습을 상상하거나, 미래에 꿈을 이룬 모습을 상상해도 좋다. 자신에게 힘이 되는 이들의 모습,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던 일 등 행복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상상을 하면서 그 감정을 생생히 느끼면 된다.

온 가족이 함께 한 즐거웠던 바다 여행을 떠올린다면, 오감을 동원해서 생생히 그리면 된다. 바다 냄새, 갈매기 울음소리, 모래사장의 느낌, 바닷가에서 먹었던 차, 가족들의 웃음소리 등을 상세히 떠올리면, 우리의 뇌는 그 가상의 기쁨을 실제라고 믿고 진짜 행복호르몬을 생산해낸다. 레몬을 상상하면 실제 레몬을 먹는 것처럼 뇌가 착각하고, 입안에 침이 고이는 생리변화를 일으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행복한 상상에 몰입하면, 스트레스가 만든 부정적인 감정을 유쾌하게 날려버릴 것이다. 

글로 쓰면서 감정 정화

누군가에 대해, 혹은 무슨 일에 대해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글쓰기를 통해 감정을 털어낼 수도 있다. 심리학자 제임스 페네베이커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과 감정을 글로 쓰면서 탐색한 사람들이 우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개선되고, 면역력이 상승하며, 사회에 더 잘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 쓰면 내면의 고통을 외부로 표현하면서 감정이 배설되고, 그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게 되어 심리적 고통이 줄어든다.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을 관찰자 입장에서 보고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상황을 확대해석해서 극단적으로 보았거나, 미래의 일을 앞당겨 쓸데없는 걱정에 휩싸였다면 그런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언어는 본질적으로 매우 구조화된 대상이다. 문장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인과적인 사고를 하도록 만든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내기가 보다 쉬워진다. 이런 시각의 변화가 바로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작용을 한다. 

만성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을 글로 쓰는 방법은 간단하다. 매일 시간을 정해 스트레스적인 상황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기록하면 된다. 말하자면 감정정화 일기를 쓰는 것이다. 페네베이커 박사는 '그러므로', '추론하다', '일으키다'와 같은 인과적인 어휘와 '이해하다' '보다' '깨닫다'와 같은 통찰의 어휘를 많이 사용하면 감정정화에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찾기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신체 활동을 통해서도 해소할 수 있다. 노벨의학상을 받은 스트레스 연구의 대가 한스 셀리에 박사는 연구를 통해 신체적 접촉이 부정적인 감정을 줄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을 '거친 신체접촉 활동'이라고 한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몸의 손과 발, 목, 이를 활동적으로 움직이면 스트레스로 생긴 부정적인 감정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손과 발을 움직이는 스포츠, 소리 지르기, 많이 씹어야 하는 음식물 먹기 등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다는 말이다.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운동을 하거나 크게 노래를 부르는 역동적인 활동을 통해 기분이 나아지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므로 적절히 활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방법이 아니어도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을 수 있다.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다른 취미활동을 하거나, 누군가와 수다를 떨거나, 사우나를 가거나, 대청소를 하는 등 자신에게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스트레스 대처법으로 정하고 실천하면 된다. 

위스콘신대 신경과학자 리처드 데이비드슨 박사는 스트레스로 우울하거나 힘들 때, 작은 성취감을 경험하면 긍정적인 감정을 형성되는 신경세포가 활성화된다는 것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촬영(f-MRI)과 첨단 뇌파기 분석을 통해 밝혀내기도 했다.

이를테면 청소에 몰두하면 스트레스에 집중하던 마음이 거기서 벗어나게 되고, 집안이 정리되는 작은 성취감을 바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이 한결 밝아진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청소가 바로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 된다. 이렇듯 자신에게 잘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찾아 활용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스트레스 역시 선택 

많은 심리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스트레스에 대한 가장 효과적이고 근원적인 대응법은, 그 상황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 무언가를 배우려는 삶의 태도를 갖는 것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단지 부정적으로만 해석하는 생각을 바꾸라는 말이다.

한스 셀리에 박사는 스트레스를 '자극에 대한 반응'이라고 정의한다. 스트레스적인 '상황'은 없고, 스트레스적인 '반응'만 있다고 한다.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는 온갖 스트레스는 '무엇 때문에' '누구 때문에'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반응, 즉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똑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화를 내거나 전전긍긍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바로 나이다.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주체가 바로 나 자신인 것이다. 내가 처한 상황에 화를 낼 것인가, 아니면 그 상황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것인가의 선택은 내게 달렸고, 그 선택에 따라 행불행이 갈릴 것이다.

우리는 누구도 평탄한 삶을 살 수는 없다. 저마다 스트레스가 되는 삶의 크고 작은 문제와 만난다. 그리고 그 자극과 위기감이 낳은 응집된 에너지는 삶을 도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곧 뭔가를 일깨우고 삶을 성장시키는 동력이라는 말이다. 스트레스와 역경은 피할 수 없다 해도, 불행은 온전히 나의 선택사항이다.

덧붙이는 글 | 글. 이송미 (건강전문작가. ‘몸과 마음을 살리는 기적의 상상치유’ 저자)
이 글은 제 블로그 '행복한 상상치유(http://blog.naver.com/hoho053)'에도 올립니다.


덧붙이는 글 글. 이송미 (건강전문작가. ‘몸과 마음을 살리는 기적의 상상치유’ 저자)
이 글은 제 블로그 '행복한 상상치유(http://blog.naver.com/hoho053)'에도 올립니다.
#행복 #스트레스해소 #감정조절 #명상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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