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달래마을의 감 따는 풍경과 뒷간
김종길
응달말을 지나니 시냇가를 따라가던 도로가 갑자기 산중으로 갑니다. 정자골, 사씨성, 가마골로 길은 이어집니다. 한참이나 산길을 달려 고개를 넘었습니다. 평지가 언뜻 보이는 듯하더니 웃달래라는 마을이 나왔습니다.
요즘 보기 힘든 흙집이 눈에 띄어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을 따던 주민에게 흙집의 용도를 물었습니다. "저거요. 정랑이라요." "아, 예." 바보스럽게도 그제까지 보이지 않던 양쪽으로 난 문이 보였습니다. 뒷간이라는 걸 왜 생각 못했을까요. 정랑 벽에는 나무쟁기가 매어져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옛 풍경에 감 줍는 부부가 정겨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