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쑤시개질'이 치아 망친다

[치과에서 바라 본 세상⑪] 치실·치간솔·전동칫솔, 이렇게 쓰면 된다

등록 2010.11.24 15:07수정 2010.11.2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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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쑤시개

이쑤시개


새학기를 맞은 학생이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하기 위해 학용품과 참고서를 구입하듯 구강 관리를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구강 위생용품에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과 수준이 맞지 않는 참고서를 접한 뒤엔 공부할 의욕이 꺾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구강 상태와 맞지 않는 용품의 사용은 자칫 구강 위생상태를 더 나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늘은 여러 구강 위생용품의 장단점과 적절한 쓰임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절대로 사용해선 안 되는 것에 대해 알아보자. 치아 건강을 위해선 이쑤시개를 사용하면 안 된다. 삼겹살이나 오징어 같이 이 사이에 잘 끼는 음식을 먹은 직후에는 누구나 답답함을 호소하고, 가장 흔하게 이쑤시개를 떠올리곤 한다.

a  이쑤시개 사용으로 치조골이 퇴축되었다.

이쑤시개 사용으로 치조골이 퇴축되었다. ⓒ 이승훈


이쑤시개가 잇몸에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까짓것 이쯤은 괜찮겠지'하는 마음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쑤시개 사용은 생각보다 큰 잇몸 건강 악화를 초래한다.

계속해서 이쑤시개를 사용하면 자극을 받은 잇몸은 퇴축되고 왼쪽의 사진처럼 음식물이 더 잘 끼는 구조로 바뀌어간다.

그럼 계속해서 이쑤시개질이 하고 싶어지고, 시간이 갈수록 음식물이 더욱 깊숙이 끼기 때문에 잘 빠지지 않게 된다. 그러다보면, 홧김에 더 세게 이쑤시개질을 하게 되고 결국 잇몸뼈까지 퇴축되어 버린다. 이쑤시개 사용 강도와 빈도가 높아지면서 치아는 더욱 음식물이 잘 끼는 구조로 바뀌고, 이 악순환의 반복은 결국 치아 상실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잇몸 건강이 나빠져 음식물이 많이 끼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때 이쑤시개를 사용하는 것은 치아를 상실 속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전동칫솔 사용하면, 스케일링 안 해도 된다?


a 올바른 치실 사용법 왼쪽과 같이 쥐고 오른쪽 사진처럼 치아면에 접촉한 상태에서 위쪽으로 들어올리면서 치태와 음식물 잔사를 제거한다.

올바른 치실 사용법 왼쪽과 같이 쥐고 오른쪽 사진처럼 치아면에 접촉한 상태에서 위쪽으로 들어올리면서 치태와 음식물 잔사를 제거한다. ⓒ 이승훈


식후 음식물이 많이 꼈을 때는 잇솔질과 치실로 해결해야 한다. 위 사진은 올바른 치실 사용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다. 잇솔질을 마친 후 잇솔질 과정에서 제거가 어려운 치아 사이의 치태와 음식물 잔사를 치실을 이용해서 제거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치아 사이에 치실을 끼운 후 절대로 치실을 앞뒤로 움직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치실을 반드시 한쪽 치면에 부착한 후 위쪽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치태를 제거해야 한다.


치실을 끼운 상태에서 앞뒤로 움직이는 것은 이쑤시개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다. 잇몸에 파괴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다. 치실은 굵기와 왁스 함유 여부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기 바란다.

치실 사용이 어려운 분들을 돕기 위해 치실 고리, 치간 칫솔 등의 사용이 편리한 도구도 있다. 치실 고리는 손가락이 아니라 기구를 이용해서 치실을 잡는다는 점 말고는 치실 이용과 큰 차이가 없다.

a 치실고리와 치간 치솔 치실 사용이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고안된 기구들이다. 치단 치솔을 사용할 때는 적절한 굵기의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치실고리와 치간 치솔 치실 사용이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고안된 기구들이다. 치단 치솔을 사용할 때는 적절한 굵기의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 이승훈


치간 칫솔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치아마다 벌어진 틈새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틈새에 맞는 크기의 치간 칫솔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 안 들어가는 공간에 억지로 치간 칫솔을 밀어넣는 행동 역시 치아 사이 공간을 넓혀서 결국 음식물이 더 많이 끼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독자 여러분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전동칫솔에 대한 것이다. 전동칫솔은 내부의 칫솔이 좌우 운동, 상하 운동, 회전 운동 등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구다. 전동칫솔은 노약자나 중증 환자 같이 양손이 자유롭지 않은 이들을 위해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전동칫솔이 일반칫솔보다 치태 제거에 더 효율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여럿 보고되고 있다.

a  전동칫솔은 일반칫솔보다 치태 제거가 쉽고 효과적이어서 특히 노약자나 장애인에게 많이 추천된다. 하지만 적절한 강도로 사용하지 않으면 되려 치아를 망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전동칫솔을 쓴다 하더라도 반드시 년 1회 스케일링과 구강검진을 받아야만 구강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전동칫솔은 일반칫솔보다 치태 제거가 쉽고 효과적이어서 특히 노약자나 장애인에게 많이 추천된다. 하지만 적절한 강도로 사용하지 않으면 되려 치아를 망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전동칫솔을 쓴다 하더라도 반드시 년 1회 스케일링과 구강검진을 받아야만 구강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전동칫솔 사용 시에는 몇 가지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적절한 강도를 유지해야 한다. 전동칫솔은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만든 것이 아닌 만큼, 자신에게 맞지 않은 강한 세기로 사용한다면 치경부 마모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전동칫솔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효과적인 일반칫솔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하루 4회의 칫솔질을 모두 전동칫솔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전동칫솔은 보조적인 구강위생용품에 불과할 뿐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일부 몰지각한 영업사원들이 '전동칫솔을 사용하면 스케일링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상품을 설명한 탓에 전동칫솔만 사용하면 모든 구강 관리가 마무리된 것처럼 착각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전동칫솔은 약간 성능이 뛰어난 칫솔일 뿐이기에 전동칫솔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구강 검진과 스케일링 등의 전문가 관리는 꾸준히 받아야 한다.

잇몸병, 염증과 치석 제고 않고는 치료 불가능

워터픽은 우리말로 하면 물 사출기인데 강한 수압으로 물을 분사해서 치간 사이에 있는 음식물 잔사와 치태를 제거하고 잇몸에 적절한 자극을 주어서 탄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워터픽은 하루 4번 잇솔질을 한 후 그 중간 중간에 시행하기를 권유하고 있다. 워터픽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적절한 수압을 이용해야 한다. 스케일링할 때 만큼이나 강한 힘을 가한다든지 잇솔질로 제거해야 할 커다란 음식물 잔사를 제거하는 등의 설계 의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한다면, 워터픽 역시 오히려 구강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a  워터픽(물 사출기). 강한 수압으로 물을 뿜어서 치아 사이의 음식물 잔사와 치태를 제거하고 잇몸을 마사지한다. 하루 4회 잇솔질을 하는 사이 사이 시행해 주면 구강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워터픽(물 사출기). 강한 수압으로 물을 뿜어서 치아 사이의 음식물 잔사와 치태를 제거하고 잇몸을 마사지한다. 하루 4회 잇솔질을 하는 사이 사이 시행해 주면 구강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워터픽은 잇솔질, 치실까지 완전히 다 끝낸 후 그래도 뭔가 하고 싶을 때 시행하는 덤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대체로 워터픽을 사용하는 사람의 구강 건강은 좋다. 이것은 워터픽이 뛰어난 예방 효과가 있다기보다는 틈틈이 워터픽까지 쓸 정도로 구강관리에 충실하기 때문에, 건강한 구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겠다.

마지막으로 다른 용품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많은 광고를 하고 있는 잇몸병 약에 대해 알아보겠다. 잇몸병 약은 치과에서 치료를 받은 후 더 좋은 효과를 내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것임에도 과도한 광고 때문에 해당 약만 복용해면 잇몸이 건강해지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잇몸병은 염증 부위와 치석을 제거하지 않고는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다. 물론 잇몸병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일시적인 증상 완화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단순한 동통 완화를 완치로 착각하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된다. 즉 자가진단을 통해 잇몸병 약을 복용하는 것은 자칫 병을 크게 키워서 치아를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니 반드시 치과의사와 상담 후에 약을 복용하기 바란다.

이 밖에 구강양치용액 등 언급하지 않은 제품도 있지만 다른 구강위생용품 역시 본래 치과치료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하도록 고안된 것이므로 너무 과신하지 말고 적절하게만 사용하면 된다.

다음 시간에는 어린이의 구강 관리와 치과 진료 시 어린이의 보호자가 알아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 중복 게재입니다. http://blog.naver.com/bluestag


덧붙이는 글 해당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 중복 게재입니다. http://blog.naver.com/bluestag
#치과 #구강 위생 용품 #전동치솔 #워터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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