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난(雲南) 웨이산(魏山)600년 고성이, 예전의 삶을 살아간다.
손희상
어머님,
웨이산 고성은 남조국의 발상지이며, 현 고성은 600년 역사를 지닌 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명나라 시대의 도교 건축물인 원먀오(文廟), 원창꽁(文昌宮), 관띠마오(關帝廟), 위항꺼(玉皇閣) 등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곳은 이주후이주 자치현(彝族回族自治县)으로 낯선 거리나 좁은 골목, 그리고 농촌장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이네들을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고성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도교천진(道敎 全眞敎) 천선파(天仙派)의 성산이 웨이바오산(巍寶山)에 있는데 아직도 도사들이 수행중이라는 풍문이 들려오곤 합니다.
고성 아래에 내려서는, 천천히 걸어봅니다. 옛 역사를 품어 안은 고성에는 옛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근대의 건물과 옛건물이 하나 되어 도시를 이루고 있지만, 관광객은 아주 드물게 다녀 가기에 이름은 크게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따리가 지닌 풍경에 이름을 넣을 수 없기 때문일런지 모릅니다.
안 길은 아주 곧으며, 길 양옆으로 낡은 가게들이 여유롭게 시간을 무릎에 앉혀 달래고 있습니다. 무엇이 바삐 움직인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으며, 크게 볼거리 또한 많지가 않다는 생각입니다. 웨이산에서 가장 오래 본 모습은 역사 속에 사는 화장기 없는 사람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웨이산에서 다시, 웨이바오산이 궁금하여 낯설 길을 나섭니다. 따리에서 도교음악을 훔쳐들었고, 도사를 만났기에 도교(道敎)의 성산인 그곳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곳에 들르면 절 집 곳곳에는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모자를 쓰고, 검은 수염을 기른 수양 중인 젊잖은 도사들이 "왜 왔습니까? 도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며 말을 건넬 듯 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행여나 '도를 아십니까라고 물어오면 뭐라 말하지?'하는 생각에 열심히 답변까지 준비하며 산으로 들었는데…. 시멘트가 잘 놓여진 산길에는 도사가 떠나버린 집만이 숲 속에 숨어 있습니다. 처음 들른 곳에서는 남조국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좋았습니다.
남조국을 연 임금과 왕후, 그리고 윈난(雲南)과 구이저우(貴州)의 접경지대까지 펼쳐진 역사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리국과 함께 잊혀진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슬픈 역사를 잠시 되뇌어 보았습니다. 도사는 잠적해버렸고, 숲은 고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