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자전거도로, 차량 점령으로 '위험천만'

서울시 공공자전거 시스템 1개월, 직접 이용해보니

등록 2010.11.30 14:33수정 2010.11.3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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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도로에 선 택시.

자전거 도로에 선 택시. ⓒ 임광복


서울시가 27억 원을 들여 의욕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공공자전거 시스템이 지난달 31일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 가운데, 안전대책 마련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를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자전거 보관소는 현재 여의도 25개소와 상암동 18개소 등 총 43곳이다. 2011년 2월까지는 시스템 안정화 기간으로 회원가입자에 한해 1시간은 무료로 탈 수 있으며 1시간 초과시 30분당 1천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기자는 여의도 일대에서 직접 공공자전거 시스템을 이용해 보았다. 30일 여의도 중소기업 진흥공단에서 출발하여 앙카라공원까지 왕복 2.5km를 달리는 동안 자전거 도로에는 택시, 승용차, 화물차가 주정차하여 곳곳을 점령하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정차한 차량을 피해 자동차길로 달려야 하는 아찔한 상황이 10회 이상 반복되었다.

또 버스정류장에 버스 2~3대가 줄지어 승객을 태울 때는 자전거가 꼼짝없이 버스 뒤에서 기다려야 했다. 자전거 도로가 버스정류장을 통과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여의도 롯데캐슬 주상복합 빌딩을 지나 한양슈퍼 앞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니 갑자기 자전거 도로가 사라져, 결국 자전거를 타고 인도를 달려야 했다.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 행인, 인도에 세워진 간판 사이를 곡예 하듯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상황이 연출됐다.

앙카라공원에서 여의도역을 지나 중소기업 진흥공단까지 돌아오는 구간은 자전거 도로가 인도를 관통하기도 했다. 여의도역 먹자빌딩 앞 구간은 인도 위에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어 자전거와 행인이 뒤섞여 퇴근길 혼잡을 가중시켰다.

공공자전거 시스템을 이용한 김아무개(37)씨는 "자전거 도로에 차량이 무단으로 정차해 있어 위험했다"면서 "서울 공공자전거 시스템이 시행 초기라지만 마음 놓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인프라가 아직 미흡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공자전거 관리에도 허점을 보였다. 여의도 공공자전거 시스템 시행 한달 만에 자전거에 고장이 속출했다. 중소기업 진흥공단 자전거보관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출발하려는 순간 스마트단말기에 잠금장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뜨고 안내음성이 반복해서 나왔다. 잠금장치가 느슨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탓이었다. 브레이크 장치가 고장난 자전거도 발견되어 안전사고의 위험이 노출됐다. 또 스마트단말기에 속도와 이동거리가 표시 되지 않는 자전거도 있었다.


서울시가 자전거 대중교통 수단 확대를 위해 의욕적으로 시행하는 공공자전거 시스템. 고장 없이 안전하게 타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철저한 관리와 시민의식이 필요해 보인다.
#자전거도로 #공공자전거 #서울시 #차량점령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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