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빚 모두 청산... "GM 내 입지 확고"

▲ GM대우 회사 출범 이후 6~7년 사이에 차량(완성차 및 반조립 부품) 수출이 크게 늘었다. 2003년 44만여 대에서 2009년 142만여 대를 기록했다. 사진은 인천항에서 수출 선적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SUV 윈스톰 차량들.<사진제공ㆍGM대우> ⓒ 한만송

GM대우가 산업은행(이하 산은) 대출금을 전액 상환키로 했다. GM대우는 1일 "산은 잔여 회전대출(Revolving Credit Facility) 총 1조1262억 원을 8일로 예정된 만기 도래 이전에 전액 상환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대출금 상환으로 채권단과 체결한 기존 여신 약정은 12월 안에 종료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아카몬(Mike Arcamone) GM대우 사장은 "대출금 잔액을 모두 상환하게 된 것은 회사 재무성과의 괄목할만한 신장에 기반한 것이며, 회사의 미래 금융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GM대우는 제2대 주주인 산은이 제기한 협의 사항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은과 GM대우는 '모기업인 GM으로부터 기술 이전과 장기 생산물량 보장' 등 주요 현안 해결 방안을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민유성 산은 회장은 "자동차회사에 기술이 없다면 그냥 조립회사일 뿐"이라며 "미래 성장을 위해 GM 본사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환 자금 어디서?

한때 유동성 자금 압박을 받아왔던 GM대우가 1조1000억 원 대의 자금을 어떻게 확보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GM대우는 2009년부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라세티 프리미어', '알페온'을 연이어 출시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만큼 유동성 자금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인다.

GM대우는 지난 11월 월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11월 내수판매가 1만2554대를 기록해 전월 대비 8.3% 상승했다. 수출도 총 5만2248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1% 증가했다. 이런 성과로 GM대우는 국내 완성차 업계 내수판매에서 1년여 만에 르노삼성을 제치고 3위를 탈환했다.

GM대우 사정에 밝은 홍영표(부평을) 민주당 의원은 1일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를 통해 "상환금의 대부분은 GM대우가 차량 판매대금을 꾸준히 정립한 것으로 1년 전부터 준비해온 자금"이라며 "부족한 부분은 글로벌 기업인 GM과 계열사로부터 통상 3개월씩 받던 물대(=판매대금)를 앞당겨 받아 해결했다"고 전했다.

▲ 11월 30일,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80억불 수출탑’을 받고 있다.<사진제공ㆍGM대우> ⓒ 한만송

왜 서둘러 상환했을까?

GM대우의 산은 잔여 회전 대출(Revolving Credit Facility)은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상환해도 된다. 그럼에도 GM대우는 이번 달에 대출금 전액을 상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GM대우의 이런 의지를 놓고 일각에서는 산은이 계속적으로 제기해온 '기술 이전과 장기 생산물량 보장' 등에 대한 협상에서 GM이 산은보다 우위에 서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GM의 글로벌 생산시스템에 GM대우를 확실히 묶어 놓기 위한 수순이란 주장도 나온다.

GM대우 관계자는 "산은은 채권자 신분에서 주주로의 의무를 다하게 될 것이다. 이른 상환은 금융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로 괄목한만한 성과의 결과다. 판매 실적은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라이선스 (소유권 이전)와 (특별결의) 비토권 등 여러 문제는 현재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GM대우가 4912억 원을 유상 증자함에 따라 산은은 GM대우 지분이 29%에서 17%로 줄어들면서 비토권과 이사 추천권을 모두 상실했다.

또한 GM대우 관계자는 '먹튀(먹고 튀어=자본 철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GM의 전략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GM 내 GM대우의 입지는 확고하다. 유럽에서 시보레(=GM대우 생산 차량) 입지는 확실하다. (GM이) 한국에서 떠난다는 것은 GM대우가 망하고 철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먹튀' 논란을 강하게 부인한 것이다.

한편, GM대우는 47회 '무역의 날'을 맞아 11월 30일 '80억불 수출탑'을 받았다. 아울러 '수출 증대와 국내 재투자 확대의 선순환'으로 외국 투자기업의 모범사례로 제시됐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GM대우가 대출금 전액을 상환하겠다고 밝힌 12월 1일은 GM대우 하청업체에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자 복직과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부평공장 정문 아치에 올라 농성을 시작한 날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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