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상어요 상어, 돔바리! 돔바리!”

여수 돌산도 군내리 활어위판장에 가다

등록 2010.12.04 14:18수정 2010.12.0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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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상어요 상어, 돔바리! 돔바리!" 할머니가 상어 사라며 힘차게 외친다. ⓒ 조찬현


여수 돌산도 군내리 활어위판장이다. 활어위판장 구경에 나선 일행 중 한명이 "이리 오씨요"하며 모두를 불러 모은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까. 구경도 구경이지만 내친김에 우선 시장기부터 달래야겠다. 이른 아침에 출발한터라 대부분 식전이다. 노점 포장마차에서 어묵과 붕어빵으로 허기를 때운다.


"여기 우럭빵이나 감성돔빵은 없어요?"
"붕어빵이 감생이라 생각하고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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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과 어묵으로 요기를 대신했지만 다들 만족한 표정이다. ⓒ 조찬현


우럭빵이나 감성돔빵을 달라고 하자 붕어빵을 감생이(감성돔)라 생각하고 먹으라며 아주머니가 넉살좋게 말을 받는다. 붕어빵과 어묵으로 요기를 대신했지만 다들 만족한 표정이다. 여행길에 만난 음식은 이렇듯 주전부리라도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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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돌산도 군내리 활어위판장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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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판장의 아침은 퍼덕이는 생선만큼이나 활기가 넘쳐난다. ⓒ 조찬현


활어 경매가 이루어지는 위판장의 아침은 퍼덕이는 생선만큼이나 활기가 넘쳐난다. 위판장 앞에는 노점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어종을 소매로 팔고 있다. 횟감을 직접 손질도 해준다. 감성돔이 퍼덕인다. 능성어, 줄돔, 쏨뱅이도 있다. 할머니가 능성어를 들어 보이며 두 마리에 2만원에 사가란다. 노점에는 물메기와 붕장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갈치와 쭈꾸미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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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능성어를 들어 보이며 두 마리에 2만원에 사가란다. ⓒ 조찬현


할머니 두 분이 돔바리(두툽상어)를 손질하고 있다. 여수에서 돔바리라 불리는 이 작은 상어는 흉상어목 두툽상어과의 바닷물고기다. 육식성으로 작은 물고기와 연체동물을 잡아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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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가 붕장어를 손질하고 있다. ⓒ 조찬현


여수 사람들은 돔바리를 회나 회무침으로 즐겨먹는다. 아마 여수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이 아닐까. 할머니에게 돔바리 맛있게 먹는 방법에 대해 들어보자.


"돔바리를 쫑쫑 썰어갖고 무시 좀 넣고 회무침을 해, 그러면 여간 맛있어."

돔바리를 손질하는 할머니의 손놀림이 여간 아니다. 머리 부분에 칼을 넣어 순식간에 껍질을 벗겨낸다는 할머니 역시 처음에는 칼질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고 한다.

"10년도 넘었제, 처음에는 연습도 많이 하고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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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꾸미 20마리에 1만원이다. ⓒ 조찬현


할머니의 손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일을 하면서도 이곳을 찾는 손님들과의 흥정은 계속된다. 할머니는 이곳에서 장사를 한 지가 20여년 됐다고 한다.

"쭈꾸미 이거 얼만가?"
"20마리에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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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봉덕 할머니가 이곳을 찾은 손님들과 흥정을 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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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돔바리)을 즉석에서 손질해준다. ⓒ 조찬현


문봉덕(66)할머니다. 할머니 이름이 좋아 복 많이 받으시겠다고 하자 걸쭉한 육두문자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할머니, 복 많이 받으실 이름이네요."
"이름이 복을 다 묵어 불고 *도 아니여!  내가 이리 웃기는 여자여, 젊어서 고상은 사서도 한다고 앞으로 복 많이 받을 거여."

할머니는 자신이 앞으로 복 많이 받을 거라며 환하게 웃는다. "자~ 상어요 상어, 돔바리! 돔바리!" 할머니의 힘찬 목소리가 내내 귓전을 울린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활어위판장 #돔바리 #돌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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