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귀족노조' 오명 벗는 길은 찬반투표 가결"

현대차노조 제2민주노조운동실천단, 조합원에 호소

등록 2010.12.07 16:59수정 2010.12.0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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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규직노조 내 제2민주노조운동실천단이 제작한 찬반투표 관련 홍보물 ⓒ 박석철

현대차 정규직노조 내 제2민주노조운동실천단이 제작한 찬반투표 관련 홍보물 ⓒ 박석철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를 돕기 위한 금속노조의 총파업을 두고 현대차 정규직노조가 8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일 예정인 가운데 정규직노조 현장조직이 조합원들에게 투표 가결을 호소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 정규직노조 내 '제2민주노조운동실천단'은 "집행부가 조합원들의 의사를 물어 사태 수습의 실마리를 찾기로 결정한 이상 논쟁없이 총파업 찬반투표가 꼭 가결되어야 한다"며 가결 되어야 하는 몇 가지 필수이유를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총파업 투표가 부결되면 불법파견에 책임을 져야 할 사측에게 면죄부를 주게 되며, 사측과 정부의 노-노 분열 책략에 민주노조운동이 굴복하는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제2민주노조운동실천단은 "총파업이 가결되어야 회사가 교섭에 나서고, 새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며 "만약 총투표가 부결된다면 현대차노조의 민주적 전통과 사회적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이땅의 모든 노동자와 양심적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민주노조운동실천단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유인물을 7일 저녁 조합원들에게 배포하기로 했다.

 

"현대차노조, 전 국민이 보고 있다"

 

제2민주노조운동실천단 하부영 단장은 "현대자동차 노조는 역사적으로 노동의 정의를 위해 당당하게 투쟁해왔고, 대한민국 민주노조운동의 대표주자로서 일거수일투족이 전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 민주노조이기를 포기하고 노동귀족이 되어 자본의 품에 안기는 불명예스러운 결과를 자초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비정규직을 돕기 위한 총파업 가결을 주창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하부영 단장은 단호히 "사측과 정부의 노-노 분열 책략에 민주노조운동이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노조는 이번 비정규직노조의 불법파견 투쟁을 엄호·지원하는 가장 중요한 연대주체"라며 "그러나 총파업투표가 부결되면 사측과 정부는 마치 정규직 조합원들이 비정규직노조의 요구와 투쟁이 부당하기 때문에 외면한 것으로 매도하는 대대적인 선전에 착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부결되면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노조의 투쟁을 더 이상 지원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불법파견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구사대를 동원하거나 공권력을 요청해 농성장을 침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는 "총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되더라도 총파업 돌입 여부를 전국적 정세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하면 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총파업투표를 가결시키자고 하는 것이 선동으로 치부돼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 않나?

"불법파견이 명백하고 이 땅의 850만 비정규직 문제에 귀표가 될 이번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의 투쟁을 노동자의 한 사람으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 현대차노조의 총 파업 찬반투표 가결로 사측과 정부를 압박하고, 전국적 투쟁의 도화선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실질적인 총파업의 돌입 여부는 전국적 정세의 추이를 지켜보며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확신이 있을 때 전술적으로 결정하면 될 것이다."

 

- 현대차노조가 이번 비정규직 파업에 많은 도움을 주는 한편 불협화음이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

"현대차 노조는 역사적으로 노동의 정의를 위해 당당하게 투쟁해 왔다. 노조의 하나하나가 전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만약 총투표가 부결된다면 현대차 노조의 민주적 전통과 사회적 역할을 기대하는 노동계와 양심적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부결은 곧 우리 스스로 민주노조이기를 포기하고 노동귀족가 자본의 품에 안기는 불명예스러운 결과를 자초하게 될 것이다."

 

- 현대차노조의 총 파업 찬반투표가 어떤 의미가 있나.

"총파업투표가 부결되면 불법파견에 책임을 져야 할 사측에게 면죄부를 주게 된다는 점에서 큰 중요성이 있다. 지금 현대차 사측과 정부는 '대법원 판결을 즉각 수용하라'는 조합원과 국민 대다수의 여론을 무시하고 있다.

 

특히 불법파견 근절과 정규직화 대책을 시급히 내놓기는커녕, 뻔뻔스럽게도 불법농성, 외부세력 개입 운운하며 시간을 끌면서 정당한 투쟁을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 총파업투표 가결은 이번 불법파견투쟁의 정당성을 만천하에 알려내고 사측과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하는 압박을 강화하게 될 것이다."

 

- 만일 찬반투표가 부결되면 그 영향은?

"총파업투표가 부결되면 사측과 정부는 마치 정규직 조합원들이 비정규직의 요구와 투쟁이 부당하기 때문에 외면한 것으로 매도할 것이다. 힘을 얻은 회사는 구사대를 동원하거나 공권력을 요청해 농성장을 침탈할 것이 뻔하다."

 

- 그렇다면 반대로 총파업이 가결되면 어떤 영향이 있나.

"회사가 교섭에 나서고, 새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은 비정규직노조의 조직역량을 보존하면서 정규직노조와 협동으로 따낼 수 있는 단기적 성과를 우선 챙기고 나머지 미완의 과제는 시간을 갖고 푸는 지략이 필요하다. 일단 정규직조합원들은 총파업투표를 가결시켜 사측의 부당함을 확실하게 규탄하며 사측을 교섭 테이블에 나오도록 해야 한다."

 

- 이후 어떤 해결책이 필요하나.

"정규직 파업찬성과 비정규직 파업투쟁의 힘으로 우선 동성기업 해고자와 농성자 고용 및 파업참가 조합원 신원 보장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이어 대법원 판결에 해당되는 자들의 정규직화와 불법파견 근절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교섭을 통하여 풀어나가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성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특별교섭이 승리할 수 있도록 새로운 합법적인 거점을 확보하고 울산지역과 전국적인 투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하부영 단장은 "이번 현대차 불법파견투쟁의 결말은 당장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형태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부라면 다행이겠지만 전무로 나타날 경우 이제까지 투쟁의 성과는 차치하고 전국 비정규직투쟁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정규직노조가 포함되는 민주노조운동 전체가 존립기반을 상실하는 후유증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12.07 16:59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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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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