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가 '노벨평화상 기념관' 건립을 위한 예산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한 가운데, 이 사업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목포시는 노벨평화상기념관 건립을 위한 총 190억 원 사업비 중 이미 확보한 40억 원 외에 내년도 예산액 55억 원을 편성해 목포시의회에 심의를 요구했다. 나머지 95억 원은 2012년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건축물은 내년 2월에 착공 2012년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정 어려움으로 복지예산 축소하며 대규모 사업 추진
반면 목포시는 어려운 재정 여건을 내세워 각종 복지예산을 축소해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이 일고 있다. 목포시의회 내에서도 사업 축소와 시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목포시는 이미 예산 40억 원이 확보된 사업이라며 그대로 밀어붙일 기세다. 또 시의회 내에서도 '김대중 기념관'이라는 특성 때문에 미묘한 흐름도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의원들은 노벨평화상기념관 건립 예산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백동규 민주노동당 의원은 "사업계획과 준비 자체가 워낙 부실하고 과도한 예산이 소요된다"며 "내실 있는 기념관 건립을 위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도 사업의 타당성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시의회도 정치적 이해관계 다툼 등으로 불거질 수 있는 사업 성격 때문에 예산삭감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은 "목포시가 기념관 사업에 대해 안일하고 맹목적인 행정 자세로 모르쇠 하는 게 1차적인 문제"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목포시에는 정종득 시장의 공약 사항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충분한 검토와 치밀한 준비도 없이 국비 지원만 믿고 관련 사업을 추진해 왔다는 지적이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지난 10월에 제시된 용역사업 설명회 외에 실제 준비된 것이 없는데도 예산만 확보해 내년 2월 착공에 들어가겠다는 것은 독선적 행정의 표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2차 설계 용역 사업계획서에서 나타나듯이 노벨평화상 기념관은 그야말로 또 하나의 대형 건축물 하나 지은 것과 다를 게 없다"며 "기념관에 들어설 내용물이나 활용방안 등을 살펴보았을 때 기념관을 짓기 위한 인위적인 설계도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목포환경운동연합도 친환경적 삼학도 보존계획에 어울리지 않는 대형 건축물 신축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목포환경련의 한 관계자는 "접근성이나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다면 구도심 역사문화의 길 조성과 어울리는 공간을 물색하는 것이 옳다"며 "이렇게까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대형 건축물을 세우는 것은 고인의 뜻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목포문화연대도 "한 마디로 기념관이 갖은 본래의 취지를 확보하지 않은 채 단순 스크린 부조 등은 고인의 역사와 모습을 인위적으로 형상화한 것에 불과하다"며 "차라리 소박하지만 내실 있게 기념관을 건립하고, 민주주의와 통일에 대한 체험 프로그램과 하의도에 있는 생가를 연계해 운영을 하는 것이 훨씬 유용하고 실질적인 고인 기념사업 공간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2월 2일 목포신안민중연대, 목포환경운동연합, 문화연대, 목포여성의전화 등 각 시민단체는 목포시의회 시민의 방에서 사업 축소 및 내실화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목포시의회에 전달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인터넷 신문 '목포21'에 실렸습니다.
2010.12.14 17:35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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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 '노벨평화상기념관' 건립...'고민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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