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법 스님.
권우성
- 화쟁위원회 기자회견 전에도 여러 차례 정부를 향해 경고를 보냈다. 정부여당이 어떤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한다 생각하나? "정부가 변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만약 정부여당이 사과를 한다면, 사과에 걸맞은 조치가 따라야 한다. 결국 4대강 사업에 손을 대야한다. 국민들이 4대강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그 정도 노력했으면 괜찮다'라고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이 나와야 한다. 정부가 4대강 사업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면 종교계나 국민들이 이해하고, 수긍하고,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면 문제는 자연스럽게 풀린다."
-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대국민담화 등을 통해 사과나 유감표명을 한 후, 추경예산안을 통한 예산조정을 하면 어떤가? "그렇게 하는 건 아무 의미 없다. 말로만 하는 건 나라도 할 수 있다. 정부는 지금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불교계 내에서, 또 사회적으로도 소통하고 화합하는 종단이 되겠다는 게 현재 조계종 집행부의 기조다.
그런 차원에서 화쟁위원회가 만들어졌고 4대강 사업 문제를 국민적 논의를 통해 풀어보고자 했다. 정부가 이런 노력들을 너무 가볍고 피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이 도화선이 되긴 했지만 불교계 반발의 핵심은 아니다. 소통과 화합을 바라는 종단의 바람이 국민의 바람이다. 이에 상응하는 조치들이 따라야지 말로만 해서는 해답을 만들어 갈 수 없다."
- 일각에서는 정책위의장 사퇴를 불교계에 대한 사죄로 해석하기도 한다. 템플스테이 지원 예산을 빠트린 실무적 실수를 봐달라는 신호가 아닐까"그럴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템플스테이 예산만 가지고 종단이 반발하는 것이라면 정책위의장 사퇴 정도로 사과 표시를 하고 별도 조치로 예산을 충당하면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소통과 화합의 길을 열어보겠는 것이 종단의 입장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종단의 의지이다. 그런 종단의 입장은 구색 맞추기로 여기고, 템플스테이 예산만 문제로만 취급하는 건 정부가 종단을 가볍고 피상적으로 보는 거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식으로 해법을 제시하지도 않을 것이다. "
- 한나라당은 기금을 전용해서라도 템플스테이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 예산을 받든 안 받든 관계없이, 종단의 입장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현재 종단의 입장과 태도는 단순하게 템플스테이 예산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만 가지고 해답을 찾으려해서는 안된다. 한나라당은 원숭이 다루듯이 조삼모사 격으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건 아니다."
- 국민들은 양쪽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일단 시간이 필요하다. 대화를 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돼야 한다. 대화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여건들이 제시된다면, 대화로 갈 수도 있다."
- 이명박 정부는 출범이후 불교계와 계속 충돌해왔다. 종교편향 논란 등 불화가 끊이지 않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한국 사회전반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인식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민족의 전통문화 자원들은 대부분 불교적인 것들이다. 그런 차원에서 불교사상에 의해 만들어진 유산이라고 해도 이는 민족의 자원이다. 여러 종교 가운데 어느 한 종교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민족의 자산으로 보지 않고, 불교의 것만으로 바라보고 다루는 경향이 사회에 있는 것 같다. 이런 흐름들이 기독교를 독실하게 믿는 사람들에 의해 강고해지고, 또 이명박 정부를 통해 구체적으로 강경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템플스테이는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전통문화를 보고, 체험하고, 느끼게하는 자원이다. 또 기계화, 도시화, 자본화 된 현대사회에서 많은 대중들이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피폐해졌다. 국민들이 가진 이런 아픔을 안정시키고 정화시키는 장이 필요한데, 그런 장으로서 템플스테이는 의미가 있다. 단지 불교를 포교하고, 불교의 세를 확장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템플스테이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 훨씬 더 행정적으로,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마땅하다. 마치 특정종교를 위해 인심이나 쓰는 것처럼 태도를 보이는 건 무지나 편견의 소치가 아닐 수 없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여러 곳에서 불교에 대한 편견이 나타나고 있고, 이명박 정부 이후에 이 상황이 더 첨예해졌다."
"한바탕 화내는 것은 민주주의 도움 안 돼, 선거로 심판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