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개' 취급받는 진보를 야수로 되돌릴 수 없나?"

강신주 박사의 정치철학 특강... 마르크스·벤야민 등의 테제

등록 2010.12.21 09:58수정 2010.12.2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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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VS 철학>의 저자인 강신주 박사. ⓒ 권우성

"우리는 가족, 건강, 사랑, 커피, 음악, 영화 등 소소한 일상에 자신의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천천히 살펴보면 우리의 일상적 삶에는 자본, 권력, 관습 등 무시하지 못할 만큼 강한 구조적 힘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그렇다면 우리의 삶을 제대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강제된 구조적 힘을 성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만약 제대로 성찰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자신의 일상적 삶을 지금보다 더 소망스럽게 영위할 수 있을 테니까요."
- 철학자 강신주


우리의 일상을 강제하는 구조적 힘은 순간순간 우리의 삶에 커다란 장벽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물론 모른 척하고 넘어가거나 순종적으로 살아간다면 이 '구조'를 심각한 저항으로 느끼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를 강제하는 이 구조의 힘은 개개인의 소소한 일상을 파괴할 만큼 우리의 삶 전체를 깊숙하게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때론 좌절하고 때론 분노하면서 고민하게 된다. 내 삶을 가로막고 파괴하는 이 '구조'의 저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내가 살고 있는 이 공동체를 보다 더 자유롭고 행복한 곳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진보적 가치를 사유해야 할 것인가?

<오마이뉴스>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강신주 박사의 정치철학 특강을 마련했다. '진보적 정치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주제로 2011년 1월부터 3월까지 모두 12강으로 구성됐다. "내가 살고 있는 여기, 이곳을 진보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죽은 개' 취급받는 진보를 다시 야수로 되살릴 방법"을 찾기 위한 3개월간의 여정이다. 마르크스부터 랑시에르, 벤야민, 기 드보르까지 '인간적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진보적 사유'라는 험난한 길을 개척했던 철학자들을 테제별로 공부한다. 3개월의 강좌가 끝날 무렵에는 우리 시대에 필요한 테제가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게 된다.

이번 강좌는 크게 두 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4강으로 이뤄진 '정치철학의 속앓이'에서는 국가는 정당한 것인가?- 홉스와 클라스트르, 사유재산은 정당한 것인가?- 로크와 루소,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헤겔과 마르크스, 정치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슈미트와 아감벤 등 정치철학사를 쟁점별로 톺아본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 잃어버린 정치 감각을 되살리는 시간이다.

국가, 사유재산, 역사, 정치라는 4개 쟁점을 공부하면서 진보적 사유와 정치 감각을 되살렸다면, 이제 우리를 둘러싼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즉 실천 감각을 익혀야 할 차례다. 본격적으로 우리 시대에 필요한 진보 정치가 무엇인지, 우리 시대에 맞는 테제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다.

두 번째, 8강으로 구성된 '잃어버린 정치를 찾아서'에서는 진보적 사유와 실천을 위한 네 가지 테제를 공부한다. 1강과 2강 마르크스 편에서는 실천적 철학과 인간적 사회라는 이념, 3강과 4강 벤야민 편에서는 역사철학 혹은 기억의 투쟁, 그리고 사회민주주의의 역사철학 비판, 5강과 6강 기 드보르 편에서는 매트릭스로서의 스펙타클의 사회, 그리고 재현 혹은 대표의 지배 논리, 7강과 8강 랑시에르 편에서는 정치에 관한 열 가지 테제를 다루게 된다. 유물론과 관념론을 새롭게 정리하고 싶은 사람, 마르크스의 역사철학과 정치철학의 핵심 정수를 다시 한번 환기하고 현재에 다시 적용해보고 싶은 사람, 벤야민과 기 드보르를 공부하고 싶었지만 아쉽게 기회를 놓쳤던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강신주 박사는 <오마이뉴스>의 정치철학 강좌가 끝날 무렵, 함께 공부했던 수강생들과 함께 우리 시대에 맞는 테제를 함께 고민하고 완성해나갈 예정이다.

"좋은 생각을 배우고 나면, 그것을 우리 삶에 맞게 수선하고 개조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은 삶을 더 소망스럽게 영위하려는 목적 때문이니까요. 마지막날 저와 여러분은 모두 동등한 입장에서 우리 삶을 위한, 나아가 우리 아이들을 위한 테제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강신주 박사는 쉽고 재미있는 인문학 강의와 철학서 집필로 유명하다. 시대를 분석하는 날카로움과 이를 대중에게 쉽게 풀어 전달하는 해박함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강연과 글에서 드러나는 인간을 향한 따뜻한 인문학적 품성으로도 역시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강신주 박사는 연세대에서 장자철학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출판기획사 '문사철' 기획위원, 상상마당 운영위원,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철학, 삶을 만나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망각과 자유>, <상처받지 않을 권리>, <철학적 시읽기의 즐거움>, <철학 VS 철학> 등이 있다. "철학과 인문학의 정신은 인간이 자유와 기쁨의 전망을 꿈꾸는 것을 가능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확신한다는 그는 이런 맥락에서 동·서양 사유에 대한 비교철학적 연구와 아울러 철학과 다른 인문학의 소통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 [클릭] 철학자 강신주 박사의 '정치철학 특강'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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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정치철학 #마르크스 #벤야민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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