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하려고 산 땅, 눈물 머금고 다시 판 이유

귀농시 땅 매입 신중해야 한다

등록 2010.12.21 15:54수정 2010.12.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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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시에서 시골로 귀농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귀농의 이유도 각양각색인데 도회지 생활에 싫증이 나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또는 사업에 실패해서 귀농을 결심한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아무 준비없이 막연하게 귀농했다가 적응하지 못해 마음 고생을 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귀농을 하려면 가장 먼저 집과 농사 지을 땅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이것을 선택하기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물론 남의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지을 수도 있고 빈집을 임대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땅을 사서 집을 짓고 귀향하려는 사람들이라면 땅을 살 때 심사숙고해야 한다.

서울에서 회사에 근무하다 건강을 이유로 강원도 홍천으로 귀농한 친구가 있었다. 퇴직금과 전세자금을 빼서 시골로 내려온 친구는 귀농을 하려던 첫해부터 곤욕을 치렀다. 주말마다 내려와 귀농할 곳을 찾던 친구는 부동산을 통해 눈에 쏙들어오는 땅 600평을 6천만원에 매수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남향의 답이었고 도로보다 지대가 높아서 계곡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계곡 위로 올라가면 당시 붐이 일었던 펜션과 전원주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었는데 그곳의 3분의 1정도 가격에 매수를 했다.

 매립해서 보기 좋던 땅 알고 보니 늘 물이 고여있는 습답이었다.
매립해서 보기 좋던 땅 알고 보니 늘 물이 고여있는 습답이었다.이동호

시세보다 저렴한 땅 알고보니 습답

하지만 토지를 매수하고 난 후 눈물을 머금고 다시 되팔아야 하는 일이 생겼다. 친구가 매수했던 땅이 토지성형을 했던 땅이었고 집을 지을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땅을 매립하기 전 그곳은 늘 물이 차는 습답이었는데 현지인의 땅을 매입한 건설업자가 장비를 동원해 땅을 매립한 후 부동산에 내놓은 물건이었다. 3천여평의 땅을 매립해서 5~6백평씩 분할해서 시세보다 싼 가격에 팔았는데 대부분 서울에서 전원생활을 하거나 귀농을 하려는 사람들이 피해를 당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친구가 산 땅의 가장 아래부분에 집을 지은 사람은 집을 지을 때 물이 나와 물길을 돌리고 시멘트 기둥을 수없이 박은 후 반지하 위에 집을 지었는데 다른 곳에 집을 짓는 비용보다 곱절이나 더 들었다고 한다. 결국 귀농을 결심했던 친구는 땅을 잘못 매입하는 바람에 2년동안 허송세월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귀농지 구입시 고려해야할 사항


귀농을 하거나 전원생활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분들이라면 땅을 매입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기분에 따라서 또는 주변의 말만 믿고 덜컥 샀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아래 사항들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좋다.

첫째 , 가급적 현지인의 땅을 매수하는 것이 좋다. 소유자가 여러번 바뀐 땅들은 가격이 심하게 부풀려졌거나 또 다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소유자가 자주 바뀌지 않은 현지인의 땅은 모양의 변형이 적고 설령 변형되었다고 하더라도 성형이 된 땅에 비해 지형을 파악하기가 수월하다.


둘째, 지적도상 지목을 꼭 확인해야 한다. 현장에 가서 보는 것과 지적도상 지목이 다른 경우가 많다. 땅을 매립하고 조경석을 쌓아놓은 전이 지목상 답으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또 임이나 산으로 되어있어 당황하는 사람을 종종 보게 된다. 간단하게 인터넷에서도 토지이용확인원을 볼 수도 있고 군청 혹은 동이나 면사무소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진입도로를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땅을 매입하고 난 후 도로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포장된 농로길이 있다고 다 길이 아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 출입할 경우에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나중에 막상 집을 지으려고 할 때 소유권 문제와 통행권에 따른 분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땅을 매입할 때 지상물에 대해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일전에 전을 매입했던 손님이 있었다. 소유주가 서울에 있는 전을 매입했는데 나중에 밭에 있는 유실수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당연히 소유주의 권리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동네 사람이 관리를 해준다는 명목으로 유실수를 심어놓은 것이었고 줄다리기 끝에 울며 겨자먹기로 유실수 값을 지불해주었다. 

귀농하려고 하면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설령 땅을 매입했다고 하더라도 주택을 신축할 때 수없이 많은 문제에 봉착하게 되고 또 마을 사람들과의 소통 실패로 정착하지도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다 떠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처음이 좋아야 끝이 좋다는 말처럼 귀농시에도 첫단추를 잘 꿰야 나중에 마음 고생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다음에도 실립니다.


덧붙이는 글 다음에도 실립니다.
#귀농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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