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용 기관사가 마지막 운행을 마치고 경춘선 무궁화호 행선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정연
승객들이 모두 빠져나간 남춘천역 대합실은 한적했다. 몇몇 사람들이 대합실의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지만 이조차도 길지는 않았다. 남춘천역 직원은 구내 방송을 통해 "잠시 후 역사 내 전원을 차단할 예정이니 역 안에 남아계신 분들은 모두 역 밖으로 나가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멘트가 나왔고, 21일 0시 20분 남춘천역은 영업을 마무리하고 폐쇄됐다.
1990년대 들어서 춘천 등 강원 영서지역의 수도권 접근성 개선에 대한 요구에 따라 경춘선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복선전철 건설이 추진돼 1997년 첫 삽을 떠서 2조7483억 원을 투입해 공사가 진행됐다. 그동안 경춘선은 단선으로 상하행 열차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없어 이전 역에서 반대편 열차를 기다리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운행 시간이 늘어나는 불편이 많았다.
21일 오전 5시 13분, 상봉행 경춘선 복선전철 첫 출발21일(화) 개통한 경춘선(81.4km) 복선전철은 출발역을 청량리역에서 상봉역으로 옮겼다. 기존 성북~화랑대역 서울시계(6.3km) 구간이 폐선됐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직선화로 인해 가평, 경강, 대성리, 강촌역 등 상당수의 역이 새로운 노선 위에 지어졌다. 기존 폐선구간 일부는 레일바이크 등을 도입해 운영할 계획에 있다.
경춘선 운행을 위해 새롭게 들어온 15편성(120량)의 전동열차는 성북역-춘천역 구간을 하루 137회(주중기준, 주말 114회) 운행한다. 특히 급행열차(주중 41회, 주말 34회)와 일반열차(주중 96회, 주말 80회)를 운행하여 무궁화호 시절 한 시간 간격으로 1일 38회 운행하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증가한 숫자이다. 급행열차는 상봉역을 출발해 퇴계원, 평내, 마석, 가평, 남춘천을 거쳐 춘천역에 정차하며, 주말에는 청평과 강촌역에 추가로 정차한다.
운행시간도 크게 감소했다. 기존 무궁화호(청량리-남춘천)는 1시간 40분 가량 걸렸지만, 새로 개통한 전철의 급행열차(상봉-춘천)는 63분(주중, 주말 68분), 일반열차는 79분이 소요된다. 출퇴근시간 대는 12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평시에는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운임은 기존 5600원에서 2600원(현금 기준)으로 줄어들었으며, 교통카드 이용시 수도권 통합환승이 가능하다.
2011년 말에는 좌석형 고급열차(EMU-180) 8편성(64량)을 도입해 용산-춘천 구간을 급행열차로 운행할 예정이다. 국내최초로 2층 객차로 구성되어 있으며, 40분 대로 운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1일 오전 5시 13분 새로 문을 연 남춘천역에서 상봉행 첫 급행열차(K8302)가 출발했다. 이 열차는 원래 오전 5시 10분 춘천역에서 출발하는 것이지만, 개통식 준비관계로 오후 4시 30분까지는 남춘천역-춘천역 간 운행이 되지 않아 출발역을 변경해 운행을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