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싱크탱크', 어떤 대북정책 내놓을까?

참여자들 보수성향이지만, 대화 재개 등에 견해차 보여

등록 2010.12.27 20:10수정 2010.12.2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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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 총회에서 참석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차기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실질적인 대선 정책 자문단으로 기능할 것으로 보이는 연구모임이 발족해, 참여인사들의 면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 총회에 참석, 단상에서 축사를 하면서 "이 연구원의 일원으로 참석했다"고 말했다.

연구원 발족을 이끈 사람 중 한 명인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도 '똑같은 회원으로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와 김 교수는 이 연구모임이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모임의 목적이 '현실 정책에의 반영'에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교수는 "한 분야의 사람들끼리 연구하는 것보다 여러 분야 사람들이 같이 모여 하나의 현상을 종합적으로 보는 것이 현실 문제 해결에 도움 되겠다는 시각에서 모임이 출발했다"고 설명했고, 박 전 대표는 참석자들에게 "여러분이 갖고 계신 소중한 능력을 국가와 국민에게 돌려주고 기여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정치·경제·사회 전 분야에 걸친 15개 분야의 팀으로 세분화된 것에서도 드러나듯 이 모임은 박 전 대표의 '대선공약 제작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박 전 대표와 2주에 한번씩 같이 공부모임을 해 온 '5인회'(김광두, 안종범 성균관대, 신세돈 숙명여대, 김영세 연세대, 최외출 영남대) 교수들도 모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 명단 (78명)
▲거시금융(이름 소속)
조명현 고려대, 박근혜 국회의원, 김광두 서강대, 김인기 중앙대, 홍기택 중앙대
▲과학 기술 방송 통신
김진형 KAIST, 최문기 KAIST, 김대호 인하대, 이병기 서울대
▲교육 노동
김성훈 동국대,이종훈 명지대, 김재춘 영남대, 이상원 인하대, 강태중 중앙대
▲국토 부동산 해운 교통
전준수 서강대, 김정훈 영남대 서승환 연세대
▲농림 수산
이상무 FAO, 김지홍 강원대, 오덕환 강원대, 이관용 농수산부(전), 김윤 부경대, 박은우 서울대, 김동환 안양대
▲문화 예술 사회
김영수 서강대, 고학찬 윤당아트홀
▲법 정치
곽진영 건국대, 권오창 변호사, 곽상도 변호사, 조대환 변호사, 박재창 숙명여대, 한만수 이화여대, 변환철 중앙대
▲보건 의료 안전
안명옥 차의과학대, 윤방부 가천의대, 김종대 계명대, 박정한 대구가톨릭대, 구본호 약학박사, 이규식 연세대, 김한곤 영남대, 하철원 의학박사
▲ 산업 무역 경영
이성민 엠텍비전, 서정해 경북대, 김경수 넥스트칩, 이경태 무역연구원, 이승훈 서울대, 고승의 숙명여대, 신세돈 숙명여대, 박상기 숭실대, 김병기 애플민트홀딩스, 김영세 연세대, 홍순직 전주비전대, 이서규 픽셀플러스
▲여성
정영순 이화여대
▲외교 안보
윤병세 (전)외교통상부, 류길재 경남대, 유현석 경희대, 백승주 국방연구소 , 이상현 세종연구소, 이정민 연세대, 이정훈 연세대, 한석희 연세대, 최대석 이화여대, 홍용표 한양대
▲재정 복지
이한구 국회의원, 김진현 서울대, 최성재 서울대, 안종범 성균관대, 옥동석 인천대, 임병인 충북대
▲행정
하해수 경북대,조진형 금오공대, 최외출 영남대, 이우배 인제대, 서순복 조선대
▲홍보
황부영 브랜다임 앤 파트너스
▲환경 에너지
김홍균 서강대, 손양훈 인천대



'무거운 입' 때문에 참여인사들 주목...박근혜의 대북정책은?

전 분야를 망라한 78명의 전문가들이 모인 '박근혜 싱크탱크'의 출범 소식과 함께 이 모임의 확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각종 현안에 대해 일일이 의견을 밝히지 않는 박 전 대표의 '무거운 입' 때문에 이 모임에 참여한 인사들의 면면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대선정책'의 방향을 짐작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일 사회보장기본법 개정 관련 공청회에서 복지정책의 체계에 대해 윤곽을 밝힌 바 있지만 그 외의 분야에 대해선 아직 '안갯속'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높아진 뒤 박 전 대표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도발에는 반드시 큰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기는 했지만,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않아 '대권주자의 침묵'에 대한 궁금증을 낳았다.

대신 박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연평도 포격에 숨진 해병대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을 조문하면서 조문록에 "좋은 대북정책을 만들겠다"고 적어 대북정책의 변화 필요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구상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날 '박근혜 싱크탱크'의 외교안보분야 참여자들은 기본적으로 보수성향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뒤 대북정책에 대해 상이한 목소리를 낸 이들이 섞여 있어 이 '싱크탱크'가 어떤 대북정책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은 박 전 대표의 대북정책이 아직 큰 방향을 잡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것을 보인다.

MB정부 자문단에서부터 참여정부 외교안보수석까지 출신 다양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내부문제 해결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반대해왔다.

이정민 연세대 교수의 경우 MB정부의 대북정책을 총괄한 현인택 장관과 거의 비슷한 논지를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청와대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고 대통령 외교안보자문단에도 참여하고 있다.

북·중외교 전문가로 알려진 같은 학교 한석희 교수도 대통령 외교안보자문단에 참여하고 있어, '박근혜의 대북정책'이 현 정권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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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 총회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 남소연


그러나 박 전 대표에게 외교·안보 관련 조언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는 천안함 침몰 이후에도 남북정상회담 개최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의 경우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남북교류확대를 주장해왔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은 천안함 침몰 국면의 전환을 위한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한 바 있고, 홍용표 한양대 교수의 경우엔 '비핵화와 남북대화를 너무 강력하게 연계시킬 경우, 남북관계 진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현 정부 대북정책에 유연성을 가미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참여정부의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수석을 맡았던 윤병세 전 수석이 이 모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외교안보분야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박근혜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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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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