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 창립대회에서 윤수경, 김창건 창립추진위 공동대표가 진보진영의 정당, 시민사회단체의 통합을 촉구하며 창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유성호
시민회의는 창립선언문에서 "보편적 복지국가 수립, 남북 평화공존, 노동양극화 해소, 생태환경가치 존중, 인권 확대신장 등 진보의 가치를 중심으로 다시 하나될 때"라며 "가치동맹으로 국민의 요구와 소망에 헌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진보대통합의 '주체'로 "시장만능주의와 분단체제 극복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으로 규정하고 "지역과 계층을 넘어 전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대통합정당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진보대통합의 구체적인 경로와 시점도 상정했다. 시민회의는 "진보대통합의 예측가능한 경로는 2011년 상반기까지 진보대통합정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1단계로 '연석회의'를 구성하고, 2단계로 다양한 진보 개혁 세력과 개인을 총망라해 '진보대통합추진위'를 구성한 뒤 2011년 6월까지 '진보대통합정당창당준비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진보대통합의 대상이 아닌 2012년 총·대선에서 연합해야 할 '파트너'로 상정했다. 즉 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을 '하나의 우산'으로 모은 뒤 민주당과 연합해 2012년 민주진보진영의 정권 탈환을 이룩하겠다는 이른바, '비민주진보연합' 구상인 셈이다.
시민회의의 구상은 '세력 규합'에만 머물지 않았다. 시민회의 산하에 ▲ 정책위원회 ▲ 조직위원회 ▲ 청년위원회 ▲ 정치위원회 ▲ 시민정치실천단 등을 꾸리고 진보대통합정당의 구체적인 비전을 마련하는 동시에 아래로부터의 대중운동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시민회의의 공동대표를 맡은 이학영 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생명과 평화, 정의와 같은 가치가 지배하는 나라로 만들지 아니면 영구히 자본과 소수이익만을 위해 운영되는 나라를 만들지 결정하는 대회전(大回轉)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제 우리 모두 결단하여 생명과 평화, 정의를 추구하는 세력이 집권토록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이학영 "대회전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 우리 모두 결단해야"창립대회에 참석한 시민사회 인사들은 이 같은 호소에 적극 응답하며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백낙청 교수는 "진보가 뿔뿔이 흩어지면 인정도 못 받는다"며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앞서 진보정치세력의 통합이 중요한 까닭을 설명했다.
그는 "누구나 기득권을 지키려는 습성이 있기 마련이지만 지방선거 당시 상대가 워낙 약하니깐 민주당이 쉽게 양보하지 않으려 했다"며 "2012년 총·대선에서 그런 상황을 맞이하지 않도록 진보정치세력이 뭉쳐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부영 공동대표도 "4·19 혁명 이후 수많은 '진보당'과 '죽산 조봉암'이 나타났지만 갈라져서 등장했다, 이들은 5·16 군사쿠데타를 맞으면서 풀 베듯 다 베어졌다"고 말했다. 당시 진보정치세력이 분열하면서 국민이 피를 흘려 얻은 소중한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것을 지금의 상황에 비추어 꼬집은 셈.
그는 이어, "시민회의를 통해 진보정치세력이 하나가 되고 시민회의가 그 내부에서 접착제 역할을 한다면 한국 정치를 근원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금 이 자리에 계시는 분들도 어디에 속해 있든 시민회의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백만 민란' 운동을 펼치고 있는 문성근씨는 그의 조부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문재린 목사의 기도문을 시민회의의 '첫걸음'에 바쳤다.
"할아버지는 항상 나라와 집안에 걱정이 있으면 '모든 것이 합동하여 유익하게 되리라'고 기도하셨다. 오늘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의 발족을 축하하면서 '백만 민란'과 시민회의 모두 합동하여 유익하게 되기를 간절하게 소망한다."조승수,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 참여 공식 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