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추락', 그 끝은 어딘가

[주장] '교육 관료 독점 체제'가 교육 민주화 개혁 발목 잡아

등록 2010.12.30 14:41수정 2010.12.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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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에서 볼 수 있듯이 학생들의 인격 도야와 학문에 대한 완성을 책임지고 있는 교사들의 교권은 한 때 성역처럼 여겨져 왔다. 그런데 그 교권이 지금 안팎으로 심한 도전에 흔들리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교사에 대한 폭행 사건이 불거지고 있고, 수업 중에 노골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하는가 하면 교사를 놀리고 폭언도 서슴지 않는 등 교권 침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에는 치마가 긴 여학생에게 교사가 주의를 주자 다음날 학부모가 찾아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의 뺨을 때리고 사과는 커녕 매 값으로 수표를 내보이는 등 교권 침해 사례가 극에 달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이 같은 교권 침해 사례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발표한 '2009년도 교권 회복 및 교직 상담 활동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교사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폭언, 폭행, 협박 등 부당 행위 사건은 총 108건으로, 전체 교권 침해 사건(247건)의 45.6%를 차지했다. 그리고 학생․학부모에 의한 부당 행위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10~30 건에 불과했으나 해마다 급증해 2008년에는 92건, 2009년에는 100건을 넘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교육 현장의 심각한 난맥상은 교육 관료들의 오만과 독선에서 비롯되었음에도 이를 애써 외면한 채 교사들에게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그동안 교육 현장의 경험이 일천한 교육 관료들이 교육을 지원해야 하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교육 정책을 좌지우지하면서 교육 주체 위에 군림해 왔기 떄문이다.

 

결국 '교육 관료 독점 체제'가 교육 민주화와 교육 개혁의 발목을 붙잡고 교육 파행의 모순을 더욱 심화시켰다. 여기에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등장하면서 그럴 듯한 미사여구(美辭麗句)로 포장된 학교 내 체벌 금지 등의 정책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학교 구성원들은 '교육 망국의 진원지'가 바로 교과부라고 지적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권력, 재벌, 언론, 사학재단 유착 고리에 빌붙은 교과부를 과감하게 수술하지 않고서는 그 어떤 교육 개혁도 말의 유희에 불과할 뿐이다.

 

물론 극히 일부지만 업자들과 학부모로부터 뇌물과 촌지를 받고,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야기함으로써 교사들 스스로 교권을 추락시키는데 일조한 면도 없지 않다. 따라서 교사들 역시 수업, 학생 지도, 그리고 연구 성과 향상 등 스스로 교권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교권은 누가 거저 가다 주는 것도, 확립해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교과부 개혁 없이 교육은 없다'는 전제 위에서 교육 개혁이 이루어져야 교권 역시 확립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교육 관료들은 본연의 임무인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로의 구조 조정과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자기 성찰과 자성이 있어야 한다. 교육 행정에 대한 규제 일변도의 관료주의적  발상을 과감히 버리고 학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아울러, '교권은 학생 인권과 함께 반드시 보호되고 존중되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다. 유네스코의 교원 지위에 관한 권고 68조에서도 '교원은 전문직 상의 책임 문제에 대해 불공정한 간섭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교사의 전문성에 관한 결정권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미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교권 확립 없이 우리 교육의 미래 또한 없다는 사실을 교육 당국은 물론 국민 모두 인식하고 대책 강구에 중지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지금처럼 교육 현장에서 교권이 무너지고 추락한다면 올바른 교육을 기대할 수 없고, 올바른 교육이 없다면 국가의 미래 또한 보장할 수 없는 까닭이다.

2010.12.30 14:41ⓒ 2010 OhmyNews
#LEE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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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저는 중앙 주요 일간지 및 지방지에 많은 칼럼을 써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의 신문들의 오만함과 횡포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인터넷 신문이란 매체를 통해 보다 폭넓게 이런 일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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