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전 국회 수석전문위원 징역 3년 확정

대법, 지위에 따른 영향력을 이용해 뇌물 수수한 혐의 인정

등록 2010.12.30 18:02수정 2010.12.3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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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업체 대표들에게 관련기관에 힘써 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정아무개(57)씨에게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인 정씨는 2008년 11월 평소 친분이 있는 김OO씨에게 기업체 대표인 이OO씨를 소개받고, 이씨로부터 "유상증자 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금융감독원에서 3차례나 정정명령을 하고, 담당자는 만나 주지도 않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에 정씨는 자신의 수석전문위원실로 금융감독원 모 국장을 불러 "이씨가 운영하는 기업체의 유상증자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알아보라"고 말했고 이후 김씨로부터 이씨가 건넨 3000만 원을 받았다.

정씨는 또 2008년 7월 모 기업체 대표인 박OO씨에게 "기술신용보증기금 채무를 감면해 줄 방법을 알아봐 달라"는 청탁을 받자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에게 전화했고, 이후 박씨의 채무액은 4분의 1로 확 줄어들었다. 정씨는 채무감면을 성사시켜 준 대가로 지난해 7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총 3600만 원을 받았다.

정씨는 이렇게 직무 관련 청탁을 받고 업체들에게 총 98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인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현미 부장판사)는 지난 2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3년6월 및 벌금 2800만 원과 추징금 7800만 원을 선고했다. 다만, 골재채취업체 대표 김OO씨로부터 받은 2000만 원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서 대한민국의 핵심 금융기관들을 소관하면서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직무권한을 보유하고 있어 누구보다도 더 청렴하고 처신에 주의해야 하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자신의 지위에 따른 영향력을 이용해 7800만 원에 이르는 뇌물을 수수하고, 나아가 자신에게 청탁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처가 운영하는 화랑에서 그림을 구입하도록 하는 등 수수한 뇌물의 액수 및 범행 수법에 있어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조해현 부장판사)는 지난 8월 유상증자와 관련해 받은 3000만 원에 대해 무죄로 판단, 정씨에게 징역 3년 및 벌금 2800만 원과 추징금 48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국회 고위공무원으로서 자신이 소속된 정무위원회의 소관기관에 대한 입법, 예산, 감사 등 광범위한 업무에 관여하고 있음을 기화로 민원이라는 명목 하에 구체적인 청탁을 받고 4800만 원에 이르는 금원을 뇌물로 수수했고, 실제로 청탁받은 사항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까지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처벌을 가볍게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정씨에게 징역 3년 및 벌금 2800만 원과 추징금 48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회 정무위원회는 소관부처로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을 두고, 소관기관으로 금융감독원,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을 관할하면서 예산안 및 결산 심사, 국정감사, 청원·진정을 비롯한 민원처리 등 업무를 하고 있다"며 "소관기관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수석전문위원인 피고인이 소관기관 등의 업무에 관한 청탁 또는 부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행위는 형법상 수뢰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수석전문위원 #정무위원회 #뇌물수수 #정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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