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서 만난, 행복을 나누는 사람들

<한사랑 봉사단>, '1% 사랑 나눔' 소외계층에 6년 째 지원

등록 2010.12.31 18:38수정 2011.01.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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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면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나의 재능을 나눌 수 있어 자신감을 얻었다. 지역사회를 이해할 수 있었고, 만남을 통해 인간관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느꼈고, 무한 기쁨의 정신적 행복을 얻었다."(이의춘 한사랑 봉사단장, 생산팀)


<한솔제지 천안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한사랑 봉사단>의 이웃사랑은 끝이 없다. <한사랑 봉사단>이 남다른 것은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아닌 3교대로 공장 근무를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

그들은 저절로 감기는 눈꺼풀과 단잠의 유혹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언제나 나눔의 현장으로 달려간다. 이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힘겨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겐 '아빠'와 '삼촌'으로, 또 어르신들에겐 '아들'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얻었고 그들과 가족의 인연을 맺었다.

지난 18일, 오전 8시까지 심야근무를 한 후 봉사활동을 나온 <한사랑 봉사단>의 이의춘 단장을 천안 쌍용동 삼일육아원에서 만났다. "심야근무로 피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려운 처지에 놓인 어르신이나 아이들이 문 앞에 나와 기다리는 것이 눈에 아른거려 힘들어도 (봉사활동)을 쉴 수가 없다, 처음에는 눈인사에서 이제는 먼저 악수를 청하기도 하고 안아주기도 한다, 마음을 건네니 순수한 마음이 되돌아 온 것이다, 나를 알아주니 오히려 더 고맙다, 아이들과 어르신들의 밝은 웃음소리에 육체적 피로는 금세 사라진다 "고 말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며 백만불의 아름다운 웃음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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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욱아원에서 만난 이의춘 단장 아이와 함께 하면 피곤함도 사라져... ⓒ 함영언


<한사랑 봉사단>의 열정적인 나눔 봉사의 계기가 된 것은 1995년 천안시 구룡동 장애인 시설 <사랑의 집>이었다. 이곳에서의 봉사활동은 그들에게 우리사회의 장애인들과 소외계층에 대한 왜곡된 시선, 즉 자신들이 '그들과 우리'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얽매였던 사회 구성원은 아니었는지 자문해 보게 했다.


이에 봉사단원들은 "살림살이가 힘들수록 어려운 사람은 점점 더 어렵고, 고민은 2배로 늘어난다"는 생각을 얻어냈다. 그래서 소외된 이웃은 공동운명체이며, '나눔'은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동정의 일방행위가 아닌 서로가 동등해지고자 하는 노력을 수반하는 쌍방향의 소통인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의 소외계층에 대한 마음에 경영진도 뜻을 모으면서 급여의 일부를 적립해 어려운 이웃에 기부하는 '1% 사랑 나눔'을 2004년부터 6년째 진행하고 있다.

나눔에 대해 이의춘 단장은 "작은 물질이라도 함께 나누면 이웃에게 행복은 늘어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1% 사랑 나눔으로 조성된 성금은 어려운 이웃에게 매달 지원되고 있다.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생활비와 장학금으로 4명에게 매달 10만 원씩을 후원하고 있으며, 경제활동이 어려운 장애인 가정에도 매달 15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사랑의 동전 모으기' 캠페인을 통해 결식아동들도 지원하고 있다.

그들이 회사차원에서 봉사활동이나 후원을 하지 않고 <한사랑 봉사단>이라는 봉사단체를 만든 것은 단순한 조직구성의 의미 이상이다. 기부금만을 후원하는 것은 '소극적인 나눔'이라 여겨 직접 몸으로 봉사에 참여하는 '적극적 나누미' 봉사활동을 매달 1회 이상 펼치고자 하는 마음에 봉사단체를 구성한 것이다.

이런 회원들의 생각이 "한결같은 이웃사랑"을 실천하자는 <한사랑 봉사단>을 2008년 7월 발족하는데 산파역할을 한 것이다.

라인별 4개조로 이루어진 115명의<한사랑 봉사단>이 찾는 곳은 장애인 시설인 사랑의 집, 천안 죽전원이나 부모들과 헤어져 살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있는 신아원, 삼일육아원이다. 봉사단은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무관심에서 비롯된 사랑의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목욕봉사, 청소, 이발봉사, 밭농사, 육아원시설 보수공사 등의 노력봉사를 한다. 뿐만 아니라 세탁기, 난방기, 쌀 등 생필품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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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죽전원에서 만난 '한사랑'봉사단원들 김장 김치 담그기 봉사활동 ⓒ 함영언


특히 <한사랑 봉사단>이 기획한, 영화관 일부를 임대해 봉사단 가족과 영화를 관람하는 '한솔 시네마 데이(Hasol Cinema Day)'는 장애인들과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행사의 인기가 높은 이유에 대해 조경선 과장은 "장애인들이 신체적 제약으로 공간 이동의 한계를 겪고 있으며, 가족의 사랑이 부족한 그들에게 일상의 평범한 가족처럼 삼겹살 파티를 하는 외식이 마음을 움직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저절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렇듯, 그들의 봉사활동은 사회 구조적인 편견으로 '공간의 폐쇄성'을 감수해야 하는 소외계층이 세상으로 나와 당당하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한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세상의 어두운 곳이 밝아지고, 추운 곳이 따뜻해져 행복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다.

이에 올 4월 천안시는 <한사랑 봉사단>에게 "지역사회의 나눔 문화 확산과 장애인 권리향 상의 남다른 공헌"에 대한 상을 수여했다. 이 표창은 30회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여 시상된 것이라 그 의미가 남달랐다.

<한사랑 봉사단>이 이곳들을 찾기 시작한 지 4년. 보살피고 도와주는 대상이 아니라 한 가족처럼 마음의 벽을 하나 둘씩 허물었다. 처음에 봉사단을 보자마자 방으로 들어가 숨기만 했던 아이들과 어르신들의 낯선 시선도 사라졌다.

천안 죽전원에 근무하고 있는 김문상씨는 <한사랑 봉사단>에 대해 "봉사단의 아낌없는 배려에 무한한 사랑의 가족애를 느낀다, 버림받고 소외됐다고 느꼈던 이들이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자존감을 느껴 성격이 활달해졌다, 자신이 타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껴, 행동도 변하고 자신감도 붙었다, (이런 변화는) 봉사단원들의 진정성 때문에 가능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진정한 '나눔의 봉사활동'은 자선이나 적선이 아닌 자립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데 있다. 봉사활동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신현두 공장장도 "고단한 세상에서 설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지만 아이들에게는 희망을 말하며 절망하지 않고 의지를 갖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봉사활동의) 취지"라고 말했다.

<한사랑 봉사단>의 모습에서 일시적 나눔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나눔을 담아내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들은 일부에게 집중되는 시혜적 차원의 나눔이 아니라 공동운명체의 생각이 담긴 나눔의 미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봉사활동이 가능한 것은 '한결같은 이웃사랑'을 펼치자는 봉사단원들의 일치된 생각 때문이리라.

더불어 살면서 행복한 공간을 만들려는 <한사랑 봉사단>의 '감동의 봉사활동' 기획은 2012년 새해에도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연락처>
천안죽전원 (041)-555-5444
사랑의 집 (041)-572-2481
삼일 육아원 (041)-572-7795
신아원 (041)-565-5761


덧붙이는 글 <연락처>
천안죽전원 (041)-555-5444
사랑의 집 (041)-572-2481
삼일 육아원 (041)-572-7795
신아원 (041)-565-5761
#한솔제지 천안공장 #한사랑 봉사단 #천안죽전원 #삼일육아원 #사랑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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