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31일 종합편설채널 사업자로 선정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를 두고 "이들마저 '희생양'일 수밖에 없는 형국이 지금이다, 4개가 시장에서 충돌함으로써 최악의 상황을 맞이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지난 2년 동안 오로지 종편채널을 따겠다고 해야 할 말을 침묵하고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대서특필하며 정치권력에게 아부했는데, 결국 돌아온 것은 '무한경쟁'으로 인한 '종편고사정책'이니 저들의 입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양 위원이 올린 글 전문이다.
"(조중동과 매경) 2년 동안 아부했는데 돌아온 것은 무한경쟁"
할 말을 잊게 한다. 너무도 정략적이라. 도대체 정책은 뭐며 정치는 뭘까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종합편성채널을 4개 승인한다면 왜 방송통신위원회가 그렇게 수 많은 갈등의 핵으로 존재해야 했나. 왜 그것을 심사한다며 지난 1년 6개월을 끌었을까. 그냥 등록제를 해서 간단히 서류검토하고 주면 될 것을.
미디어글로벌그룹은 어디로 갔으며, 안정적인 일자리 1만 6천 개는 또 어디로 갔나. 이렇게 엉망진창의 판을 열려고 그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겪어야 했나.
애당초 백번양보해서 종편 1개 승인이면 그래도 정책이라고 볼 수 있지만, 2개 이상은 철저한 나눠먹기식 정략이라고 누누이 강조해 왔다. 시장에 생존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하나 정도가 그래도 정책적 목표에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기 때문이고, 이런 판단에 전문가들 거의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4개를 승인한다고 하면, 이것은 미디어시장의 재앙이다.
기존의 방송매체와 신문매체가 초토화될 수 밖에 없다. 극단적인 광고유치전쟁은 필연이다. 컨텐츠질은 싸구려 하급문화를 팽창시킬 것이고, 보도내용은 권력과 돈있는 자들을 위한 나팔수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다.
공공성과 공정성이 필요한 보도내용이 광고유치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함으로써,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은 새롭게 등장하는 4개의 종편뿐만 아니라 전체 미디어를 철저하게 장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질 수도 있게 됐다. 미디어는 더 이상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공기'가 아니게 된다.
특히 그 4개가 '조중동과 매경'이니 이를 어찌 할 것인가. 불공정보도의 전형이었고, 한국 사회에서 보통명사로서 '조중동'의 악명이 자자한데. 결국 이들에게 방송까지 안겨주었다. 노골적인 특정후보 밀어주기 특정기업 밀어주기를 일상으로 하던 신문들이 방송까지 쥐었으니, 그 모든 것이 상업적인 관점에서, 건강한 사회와 여론과 무관한, 그들의 방송내용과 보도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들마저 '희생양'일 수밖에 없는 형국이 지금이다. 4개가 시장에서 충돌함으로써, 최악의 상황을 맞이 한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오로지 종편채널을 따겠다고 해야 할 말을 침묵하고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대서특필하며 정치권력에게 아부했는데, 결국 돌아 온 것은 '무한경쟁'으로 인한 '종편고사정책'이니 저들의 입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중동과 매경을 떨어뜨리는 것보다는 주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청와대를 비롯한 당정청의 결론이었을 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사실상 부재한 시장에 시장이 성립할 수 있는 듯 온갖 특혜로 포장된 착시현상을 안겨주고 이들에게 알아서 생존하라는 정략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것은 정치적 계산이 덕지덕지 엉켜 있었지만 시작은 '정치적 보은'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역으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보복'으로 막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결정이다. 화살을 쏜 줄 알았는데, 부메랑을 던진 꼴이다.
분명히 단언컨데, 더 이상 특혜는 없다. 단언컨데, 조중동과 매경이 아무리 악을 쓰고 거품을 물어도 더 이상의 특혜는 없다. 이것이 4년 차 접어드는 현 정권의 한계이고, 시민사회의 성숙이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정당한 저항의 산물일 터. 상식이고 합리며 이성일 터. 그리고 기존의 미디어들이 용납할 수 없는 정책일 터. 나는 확신하고 장담한다.
2010.12.31 17:34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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