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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산 일출현장에서 들어본 새해 첫 소망

등록 2011.01.01 17:20수정 2011.01.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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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신묘년 새해 해맞이를 보기 위해 무선산을 찾은 사람들 ⓒ 심명남

2011 신묘년 새해 해맞이를 보기 위해 무선산을 찾은 사람들 ⓒ 심명남

신묘년(辛卯年)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묵은해를 툴툴 털어 보내고 한 해를 시작하는 2011년 1월1일 새 아침. 이날은 새해 첫 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토끼잠을 자는 날이다. 유독 토끼해라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밤새 토끼처럼 깊이 잠들지 못하고 아무데서나 잠깐 눈을 붙이다 보니 새해부터 토끼눈이다.

 

때아닌 전국적인 구제역 한파로 전국명소의 해맞이 일출행사가 취소 되었고 향일암도 마찬가지로 이곳을 즐겨 찾던 관광객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그래도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평소 즐겨 다니던 동네산으로 하나둘씩 모여 들었다.

 

선녀들이 내려와 춤을 춘 무선산, 일출명소로 떠오르다!

 

여수의 산 중에서 쌍봉 쪽에 사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 중에 하나가 바로 무선산(210m)이다. 선녀들이 내려와서 춤을 추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무선산 정상은 시내와 여수 앞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조망이 압권이다.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1시간 코스로 돌아볼 수 있는 소나무 숲 둘레길은 평소 무선지구와 도원, 쌍봉에 사는 많은 주민들이 즐겨 찾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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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여천 시내가 보이는 무선산 정상 산너로 동이 트고 있다. ⓒ 심명남

구여천 시내가 보이는 무선산 정상 산너로 동이 트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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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산 너머로 햇살이 떠오르고 있다. ⓒ 심명남

무선산 너머로 햇살이 떠오르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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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너머로 연인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 심명남

일출 너머로 연인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 심명남

일출을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헉헉거리며 정상에 다다르자 이미 많은 사람들로 인해 발 디딜 틈 조차없다. 정상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 오른 것은 처음 본다.

 

보통 생각하는 일출은 주로 바다 아래서 해가 솟아 오르는 모습이지만 이곳은 조금 다르다. 산봉우리 뒤에서 솟는다. 그 이유는 동쪽 방향의 오동도 앞바다를 가로막은 반대편 산봉우리 때문이다.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일출을 놓치기 십상이다.

 

산에서 들어본 2011년 여러가지 소망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기다리던 일출은 약 15분 정도 지속되었다. 7시 45분이 되자 황금빛을 발하며 첫해가 떠올랐다. 휴대폰을 치켜든 많은 사람들이 일출광경을 담느라 연신 버튼을 눌러댄다. 저마다 새해소망을 비느라 여념이 없다.

 

"새해에는 로또나 당첨되게 해주시요!"

 

떠오르는 해를 향해 누군가 큰소리로 새해 첫 소망을 외친다. 숙연했던 분위기가 금새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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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대입합격을 소망하는 문현기씨 가족이 무선산 정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심명남

아들의 대입합격을 소망하는 문현기씨 가족이 무선산 정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심명남

"아들이 이번에 대학원서를 접수했는데 꼭 합격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족과 함께 정상에 오른 문현기(47, 학동)씨는 아들의 대학입학과 가족의 운수대통을 빌었다.

 

"병원에 입원 중인 단비가 얼른 나아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가정에 충실하는 한 해가 되고 싶습니다"

 

두 살짜리 딸 단비와 함께 해맞이를 보러 정상을 찾기로 했던 서종채(31, 신동아)씨는 병원에 입원중인 아내와 딸을 걱정하며 가족 건강에 대한 소망을 털어놨다. 15분이 지나자 많은 사람들은 소리없이 정상을 뒤로 하고 하산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많은 이들이 새해 소망으로 가족의 건강과 함께 운수대통을 바라고 있었다. 거기다 몇몇은 로또의 대박도 꿈꾼다.

 

희망찬 새해를 맞는 무선산 일출제 행사는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행사는 여천동 통장협의회와 동사무소가 주관했다. 무선산을 찾은 많은 사람들에게는 정상에서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일출후 체육공원에서 맛있는 떡국 한 그릇이 준비되었다. 이른 아침 허기를 채워준 차와 떡국은 주민들의 좋은 호응을 받았다. 이날 1000명 분량의 떡국 5가마(100kg)가 동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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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본후 한 부부가 새해 떡국을 먹고 있다. ⓒ 심명남

일출을 본후 한 부부가 새해 떡국을 먹고 있다. ⓒ 심명남

여천동 임채준(55) 동장은 "올해 전국적인 구제역 때문에 일출행사가 취소되어 작년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한 떡국을 맛있게 먹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또한 주진용(49, 여천동장협의회장)은 "추운 날씨에도 주민들이 좋은 산에 와서 해맞이를 보며 2011년 새해 설계를 하고 가는 것 같다"며 "개인 소원도 빌고, 여수엑스포가 잘 준비되어 꼭 성공적인 해양엑스포를 개최해 여수가 해양레저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주민들이 많이 성원해 줬으면 좋겠다"는 또 다른 새해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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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산 일출 행사를 주최한 임재준 여천동장(좌 3번째)과 여천동장협의회자원봉사자 ⓒ 심명남

무선산 일출 행사를 주최한 임재준 여천동장(좌 3번째)과 여천동장협의회자원봉사자 ⓒ 심명남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2011.01.01 17:20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신묘년 #새해소망 #무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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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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