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성산마을 '국민으로서 버림받은 배신감' 느낀 이유?

4대강 정비사업 인근 농지 침수 현상 벌어져... 대책위 "정부 대책 촉구" 나서

등록 2011.01.05 14:38수정 2011.01.0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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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가사업으로 인하여 주민들의 생존권이 타격을 받고 있는 주민들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였다. 성산마을 주민들은 정부에 대하여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배신감' '국민으로서 버림받은 배신감'을 느낀다. 정부로부터 버림받은 우리들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온전히 거둬들이며 앞으로는 행동을 통하여 우리의 살 길을 요구하며 찾고자 한다."

 

경남 의령군 지정면 성산마을 주민들이 농지 침수 대책을 촉구했다. 성산마을은 4대강 정비사업 낙동강 준설지와 둑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함안보 상류 13㎞에 있다. 이곳 둔치는 낙동강사업 19공구에 해당하는 준설지역으로,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하고 금호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농지 침수 현상이 발생했다. 농민들은 논에 물이 차올라 비닐하우스를 설치하지 못하기도 했으며, 작물이 말라 죽고 가죽나무가 죽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성산마을 농지 침수가 4대강 사업 때문이 아니라고 보고 있으며,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a  4대강정비사업 바로 옆에 있는 의령군 지정면 성산마을 논이 침수되고 있다. 사진은 15일 오후 강병기 경남도 정무부지사가 현장에서 물이 찬 구덩이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4대강정비사업 바로 옆에 있는 의령군 지정면 성산마을 논이 침수되고 있다. 사진은 15일 오후 강병기 경남도 정무부지사가 현장에서 물이 찬 구덩이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경남도청

4대강정비사업 바로 옆에 있는 의령군 지정면 성산마을 논이 침수되고 있다. 사진은 15일 오후 강병기 경남도 정무부지사가 현장에서 물이 찬 구덩이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경남도청

대책위 "정부는 나 몰라라 하지 말라"

 

'성산마을주민대책위원회'와 '4대강사업낙동강유역주민피해공동대책위원회'는 5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우리 성산마을 주민들을 버리려는 것인가"라며 "정부는 나 몰라라 하지 말고 입장부터 밝혀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성산마을 농지는 낙동강 둔치보다 낮은 지역"이라며 "이런 곳에 4대강 사업으로 발생한 준설토를 둔치에 쌓고, 준설토 침출수가 지하로 스며들면서 농지가 침수되기 시작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은 "이로 인하여 올겨울 성산마을 일부 주민들은 하우스농사를 망치고 말았다"면서 "매년 지어왔던 양상추와 수박 농사를 포기해야 했고, 매년 봄이면 수확하는 가죽나무 뿌리도 지하수량이 과다하게 늘어나 썩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환경청, 농어촌공사 등에서 현장을 다녀가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대책위는 "당시 수자원공사는 정밀조사를 통해 원인을 밝히겠으며 배수로를 정비하고 양수기를 설치해 주민피해를 막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대책위는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대해서 속도전을 요구하며 공사가 끝나면 반대하던 국민들도 찬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주민들의 생존권을 타격하면서 대책 없이 4대강 사업을 강행한다면 우리 주민들은 정부와 여당을 불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대해 이들은 "의령 지정면 성산마을 농지 침수문제 정밀조사와 향후 재발방지대책을 조속히 제시할 것"과 "함안보로 인한 성산마을 농지 침수문제에 대한 영향과 대책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2011.01.05 14:38ⓒ 2011 OhmyNews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사업 #성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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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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