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큐레이터들의 무모한 '도전'

경북대 평생교육원 큐레이터과정 수료생 '예술로 먹고 삽니다'전 열어

등록 2011.01.07 09:38수정 2011.01.0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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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먹고 삽시다'의 작품 전시광경. '예술로 먹고 삽시다'의 작품 중 이준욱씨의 작품 모습.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작품을 위해 열정을 잃지 않고 꿈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어주길 바랬다. 작가는 '꿈속에 나와 마주치다'라는 작품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되었다고 말한다.
'예술로 먹고 삽시다'의 작품 전시광경.'예술로 먹고 삽시다'의 작품 중 이준욱씨의 작품 모습.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작품을 위해 열정을 잃지 않고 꿈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어주길 바랬다. 작가는 '꿈속에 나와 마주치다'라는 작품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되었다고 말한다.김용한

"젊은 청년작가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기 위해서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6일 2011 비전&리플렉션(VISION&REFLECTION) '예술로 먹고 삽니다' 주제전이 열리고 있는 경북대 미술관(관장 김경임) 2전시실을 찾았다.


이번 전시는 경북대학교 평생교육원(원장 박남희)에서 실시한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의 4개월 교육과정인 큐레이터 양성과정에서 이를 수료한 연수생 10명이 모여 기획을 하고 홍보, 설치, 전시 설명까지 모든 작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저는 이번 전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연수과정도 수월하다고 생각했는데 빡빡했고, 쉽게 넘어갈 과제도 쉽지 않았거든요(수료생 홍재숙)."

김성진씨의 작품을 관람하고 있는 광경. 소나무를 주제로 한 김성진씨의 이송우도(二松友圖)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
김성진씨의 작품을 관람하고 있는 광경.소나무를 주제로 한 김성진씨의 이송우도(二松友圖)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김용한

이번 전시회 작업에 참가한 10명의 수료생들은 시험(15일)을 앞두고 여는 전시라서 마음 부담도 컸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느낀다고.

직접 현장에서 기자에게 작품 설명까지 해줬던 안수민(25)씨는 "저는 의상디자인을 전공했는데요. 우연치 않게 갤러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것이 저로 하여금 큐레이터에 관심을 갖게 했어요"라고 말한다.

큐레이터 초보자 안수민씨는 "갤러리에서 초보 큐레이터에게 작품전시 설명 기회를 쉽게 주지 않는데 우리가 직접 협력하고 전시 기획부터 전시회 오픈까지 전 과정을 열게 되서 보람된다"고 하였다.


의류학과 졸업생이 큐레이터를 꿈꾸다. 안수민씨는 장래 전문적인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 외국유학 꿈을 꾸고 있다. 자신만의 갤러리를 갖기 위해서...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는 안수민씨의 모습. "친구의 반지를 만들면서 꿈을 키우고 있는 한 금속공예학과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의류학과 졸업생이 큐레이터를 꿈꾸다.안수민씨는 장래 전문적인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 외국유학 꿈을 꾸고 있다. 자신만의 갤러리를 갖기 위해서...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는 안수민씨의 모습. "친구의 반지를 만들면서 꿈을 키우고 있는 한 금속공예학과 작가의 이야기입니다."김용한

그는 이제 직업적인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 외국 유학까지 꿈꾸고 있다. 아직은 무직이지만 이번 작품의 주제처럼 당당하게 "예술로 먹고 삽니다"라는 말을 해보는 것이 그의 꿈이 됐다.

여행을 좋아한다는 전업주부 홍재숙(51)씨도 "갤러리 카페도 열면서 나이가 들어도 멋있게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실버 세대로 남고 싶다"고 말하면서 "젊은 청년작가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기 위해서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홍씨는 "유명한 작가들은 많이 있지만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지만 아직도 이름을 알리지 못한 청년작가들에게 예술로 먹고 사는 것이 힘들지만 적지만 용기를 주기 위해서 우리도 열심히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전업주부 홍재숙씨의 큐레이터 도전기. 2009-2010년 신조미술대전 선정작가(대구문화예술회관-대구) 정성원씨의 작품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초년생 홍재숙씨의 큐레이터 도전 모습.
전업주부 홍재숙씨의 큐레이터 도전기.2009-2010년 신조미술대전 선정작가(대구문화예술회관-대구) 정성원씨의 작품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초년생 홍재숙씨의 큐레이터 도전 모습.김용한

이번 작품전을 준비하는 초년생 큐레이터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마치 이번 작품 주제처럼 '큐레이터만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듯 직업군도 다양하다.

김성락(청담갤러리), 김지은(미술교사), 도혜련(학생), 우소이(경북예고 강사), 이누리(경북대학교 대학원), 이수연(228갤러리 큐레이터), 이승희(주부), 안수민(취업준비생), 장진주(주부), 홍재숙(주부)씨가 참여했다.

이번 작품전에 초대된 몇몇 작가들은 예술을 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인지, 돈을 벌기 위해 예술을 하는 것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힘든 상황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술을 하기 위해 할 수 없이 친구의 반지를 만들어 주며 재료비를 버는 작가부터, 누드모델이 되어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까지 다양했다.

깨알같은 글씨로 주제를 써놓은 모습. '예술로 먹고 살기 위해서' 친구의 반지를 만들어주며 작품활동을 해야했다는 이지현씨의 이야기의 내용.
깨알같은 글씨로 주제를 써놓은 모습.'예술로 먹고 살기 위해서' 친구의 반지를 만들어주며 작품활동을 해야했다는 이지현씨의 이야기의 내용.김용한
작품 활동을 위해 할 수 없이 '투잡'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준욱(30, 조각가)씨는 "관객들이랑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쁘다"며 "일반 전시와는 다른 작가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저에 작품을 통해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어 보람된다"고 말했다.

이준욱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조각 작품 활동을 위해 아르바이트로 미술화실에서 누드모델을 자청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 이외에도 오는 30일까지 봉산문화회관 아트 스페이스에서 유리상자 전시회를 연다.

또 다른 참여 작가 김성진 화가(32, 2009고금미술연구회 선정작가)도 "이름이 알려진 작가보다는 이름이 덜 알려진 젊은 작가들에게도 시선을 갖고, 초대해 준 것에 놀랐다"고 강조하면서 "저 역시 2년 전에는 재료비를 구하기 위해 벽화도 그리면서 내가 좋아하는 작품 활동을 꿈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마치 우리의 삶을 대변이라도 하듯 다양한 소나무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을 투영해냈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 작가는 김성진(계명대 서양화과 졸업), 여은진(계명대 서양화과 졸업), 이준욱(영남대 일반대학원 조소학과 졸업), 이지현(국민대 대학원 금속공예학과 졸업), 정성원(영남대 미술학부 서양학과 졸업) 작가다. '예술로 먹고 삽니다'의 전시회는 오는 13일(일요일 휴관)까지 경북대 미술관에서 전시된다.
#경북대 미술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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