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11.01.14 15:53수정 2011.01.14 15:53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또 하늘나라로 가셨다. 경남 창원에 살았던 임정자 할머니가 13일 밤에, 울산에 살았던 김선이 할머니가 14일 각각 별세했다.
식민지배와 성착취 역사의 피해자로서 피맺힌 아픔을 안고 평생 힘들고 외롭게 살다가, 결국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아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것이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창원시민모임(대표 이경희)은 임정자 할머니가 13일 밤 11시 45분 경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임정자 할머니의 빈소는 마산의료원 영안실에 마련되었으며, 추모식이 14일 오후 7시 열리고, 발인은 15일 오전에 진행된다.
고 임정자 할머니는 1922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고, 초등학교(소학교) 재학 중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단하고 부산에 있는 공장에 다니며 집안 생계를 도왔다. 그러다가 1938년경 일본남자가 취직 권유를 해서 부모들이 거부하였으나 강제로 끌려갔으며, 이후 대만 위안소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겪고 1942년 귀국했다.
할머니는 뒤늦게 결혼했으나 남편의 잦은 구타 등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구타에 대한 피해 신고도 남편 사망 후인 1996년 하게 되었다. 임정자 할머니는 지난해 11월 25일 일본중의원회관에서 연 원내집회에 참석하고, 오사카 집회 자리에서 증언을 하기도 했다. 할머니는 지병인 심장질환과 천식 등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했고, 한달여 동안 사투를 벌였다.
한편 울산에 살던 김선이 할머니도 14일 운명했다. 고 김선이 할머니 빈소는 울산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16일.
최근 들어 자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고 심달연 할머니와 이양근 할머니가 사망했고, 지난 3일엔 이기선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셨다. 신고자 가운데 현재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는 76명뿐이며 이들도 대부분 80~90대로 연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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