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꾼들의 허한 속을 달래주는 장터 국밥집

4천원의 행복... 국밥 한 그릇

등록 2011.01.15 16:09수정 2011.01.1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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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꾼들의 허한 속을 달래주는 장터 국밥집은 인심도 후하다. ⓒ 조찬현


벌교장날(4일, 9일)이다. 저녁 무렵, 마침 출출하던 터라 요기를 하려고 근처 식당을 찾았다. 언젠가 1박2일에 소개되었던 국밥집이 떠올랐다. 장터의 상인들에게 강호동이 다녀갔던 국밥집이 어디냐고 물었다.


"강호동이 다녀갔던 TV에 소개된 국밥집이 어디에요."
"쩌어기 장 안쪽에 있는데 파장이라 끝났어, 오후 4시면 짐 싸갖고 가부러요."

"장날만 영업하나 보죠."
"예, 그곳 말고 모퉁이 지나 좌측으로 가면 국밥 진짜 잘하는 집 있어요. 남양식당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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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국밥 한 그릇이다. ⓒ 조찬현


실은 내심 좀 서운하긴 했지만 상인들이 추천한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꿩 대신 닭이라고 했는데 이왕 왔으니 한번 가봐야지 하는 맘으로. 꼬막이나 생선을 사가지고 가면 실비로 음식을 해주는 벌교 초장집 골목이다. 이 골목에 국밥집이 있다.

파장이라 그런지 골목길이 한산하다. 창문을 열고 들어서자 손님들이 제법 많다. 곱창전골에 식사를 하기도 하고 곱창구이에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있다. 곱창구이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가격대비 양도 넉넉한데다 엄청 맛있게 보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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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맛이다. 돼지특유의 잡내도 잘 잡아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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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에는 아직 옛 시절의 향수와 정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 조찬현


망설이다 둘이 먹기에는 좀 많다 싶어 그냥 국밥을 주문했다. 국밥 한 그릇에 4천원, 값에 비해 상차림이 훌륭하다. 푸짐함에 깨끗한 맛이다. 돼지특유의 잡내도 잘 잡아냈다. 대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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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국밥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덥혀보자. ⓒ 조찬현


벌교 장날이면 장꾼들의 허한 속을 달래주는 장터 국밥집은 인심도 후하다. 시끌벅적했던 재래시장 장터의 옛 모습은 찾을 길이 없었지만 국밥에는 아직 그 시절의 향수와 정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날이 엄청 춥다. 몸도 마음도 추운 요즘 따끈한 국밥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덥혀보자. 뚝배기에 가득한 정이 넘치는 보성 벌교의 장터 국밥으로.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국밥 #벌교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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