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프랑스, 무엇이 양국을 밀고 당기나?

[중국근현대사 속 오늘-1964년 1월 27일] 중국-프랑스 국교수립 47주년에 부쳐

등록 2011.01.27 19:07수정 2011.01.2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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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중국-프랑스, 두 세계의 충돌 중국과 프랑스는 국교수립 이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민감한 외교문제로 잦은 충돌을 빚고 있다.

중국-프랑스, 두 세계의 충돌 중국과 프랑스는 국교수립 이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민감한 외교문제로 잦은 충돌을 빚고 있다. ⓒ 상하이역문출판사


1964년 1월 27일 중국과 프랑스가 국교를 수립하였다. 프랑스가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중국과의 외교를 수립한 것은 1960년대 국제 외교무대에서 그야말로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1949년 신중국 건립 이후 1950년 1월부터 3월 사이에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스위스 등이 국교를 수립했지만 프랑스는 중국이 자신들의 식민지였던 베트남의 호치민을 지지한다는 이유와 미국의 영향 때문에 국교 수립을 미뤄 왔었다.

샤를 드골대통령이 취임하며 미국의 월남전을 반대하고 미국과 소련의 양강 구도에서 프랑스가 중립적이면서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면서 그 일환으로 중국과의 수교도 전격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프랑스의 외교수립은 영국,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의 연쇄적인 국교수립을 가져왔으며 이는 죽의장막에 고립되어 있던 중국이 서방국가들과 교류를 할 수 되는 전환점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하며 나름의 독자적인 외교노선을 걷는 프랑스와 중국은 비교적 원만한 외교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양국관계는 계속되는 악재들을 가까스로 봉합하기 바쁜 형국을 보여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파리 시위대가 중국의 티베트 유혈사태에 대해 시위를 벌이고 프랑스의회가 달라이 라마에게 파리 명예시민권을 부여하자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프랑스의 까르푸 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베이징올림픽 직후에 또 사르코지 프랑스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면담하자 원자바오(溫家寶)총리는 유럽순방에서 프랑스를 제외시키며 대립각을 세우기도 하였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탈취해간 외규장각 도서가 한국과 프랑스관계를 미묘하게 뒤흔드는 것처럼 중국과 프랑스도 침탈한 문화재 반환을 둘러싼 민감한 현안들이 상존하고 있다.

1860년 제2차 아편전쟁 중에 영국과 프랑스연합군이 위안밍위안(圓明園)을 파괴하고 약탈하는 과정에서 가져간 12지상 조각상 중에서 청동 쥐와 토끼 두상을 경매시장에 내놓아 중국인들이 크게 분노하여 중국인의 프랑스 여행일 크게 줄었다.


최근에는 또 프랑스 르노전기자동차 기술이 해외로 유출된 것의 배후로 중국을 지목하자 중국이 반발하는 등 중국과 프랑스의 외교관계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문화적 자존심이 강한 중국과 프랑스 양국이 벌이는 외교전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세계의 주요 선진국들이 거대한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의 민감한 아킬레스건을 건드리지 않는 반면 프랑스는 과감하게 중국의 인권문제나 티베트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으며 중국은 급성장한 경제력과 중화민족주의를 내세우며 또 프랑스에게 과감하게 'No'를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2009년 중국이 프랑스산 에어버스 항공기 구매협상을 중단하자 프랑스가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G2로 부상하며 두둑한 경제력과 시장을 보유한 중국 앞에 프랑스의 소신 있는 목소리는 갈수록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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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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