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11.01.29 16:13수정 2011.01.29 16:13
새해 벽두부터 해고통보를 받은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싸움이 길어지고 있다. 이 싸움은 홍익대 측이 청소 노동자들에게 한달 임금 75만 원을 지급한 것과 한끼 식대비로 300원을 지급해 왔던 것으로 이슈가 됐다. 하지만 세간을 더 놀라게 한 것은 법정임금을 주장하자 노동자 전원을 해고 통보한 것이다.
매년 수백억을 적립하고 있는 재단 적립금 2위인 부자대학이 돈이 없어서는 아닐 텐데, 대체 총장이 휠체어쇼까지 벌이면서 노동자들을 이렇게 대우하는 것에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싸움은 대학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와 많은 논쟁거리들을 불러 일으켰다.
무엇보다 이 사태 초기에 가장 논쟁이 된 것은 홍익대 총학생회 및 홍익대 학생들의 반응이었다. 청소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싸움을 도와주러 온 사람들을 "외부세력"으로 규정하고 자신들의 학습권만을 주장하는 일부 학생들의 태도는 많은 네티즌과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이는 대학생들 전반이 더불어 사는 사회와 삶에 대한인식이 부족하다는 비판과 질타로 퍼져갔다. 이에 대학생들은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총학생회 등을 중심으로 지지 선언을 하는 등 조금씩 함께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민주노동당 학생당원들이 자체적으로 이 투쟁을 지지하는 활동을 28일 진행했다.
28일 한파 속에서 홍익대 정문에 민주노동당 학생당원들은 '학생당원대회'라는 이름으로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 승리를 위해 모였다. 이 자리는 서울과 강원도, 경기도에서 온 민주노동당 학생당원들과 청소 노동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100여 명이 힘차게 투쟁의 승리를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노동자들과 학생들의 발언과 공연이 이어졌다.
아직 대학에 입학도 하지 않은 예비 대학생들을 비롯해서 고려대에서 이미 청소 노동자들과 연대해서 투쟁한 대학생, 강원도에서 온 대학생들까지 투쟁에 대한 지지 발언들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공정하고 정당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함께 하겠다", "싸움이 승리할 때까지 꼭 함께 하겠다", "꼭 승리할 것이다"는 등의 힘찬 이야기들을 했다.
특히 홍익대 이용만 학생은 "어머님께 드리는 편지"를 적어와서 많은 감동을 주었다. 이 학생은 편지에서 "농성하는 기간 동안 강의실이 아닌 농성장이 나의 강의실이었다"며 "돈 안되면 잘라버리는 사람보다 더 높고 더 넓은 마음을 가지신 선생님이 바로 여기 계신 어머님 아버님들"이라고 얘기했다. 농성 시작부터 함께 투쟁했다는 이 학생은 "이 싸움이 많은 이들의 희망이 될 것"이라며 승리할 때까지 계속 함께하겠다고 하였다.
민주노동당 정태호 신임 학생위원장의 힘찬 발언으로 대회는 마무리됐다. 여기에 모인 학생들은 결의문에서 "홍익대 노동자 분들의 투쟁을 계기로 열악하고 비인간적인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면서 "대학의 노동자 착취, 비정규직 악용과 남용 문제를 자기 대학에서부터 폐지하도록 하는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가 끝난 이 후 학생들은 준비해 온 선전물을 홍대 총장이 업무를 본다는 건물에 부착하였다. "대화좀합시다"는 내용의 글씨를 만들어 와서 부착하였다. 이 후 학생들은 홍대 지하철역으로 가서 유인물을 뿌리고 1인 시위를 하는 등의 활동도 진행하였다. 많은 시민들이 적극적 호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날 대학생들의 행동은 투쟁하고 있는 청소 노동자 분들게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일부 사람들이 대학생들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과 우려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청소 노동자들을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농성장을 강의실이라고 생각하는 대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이 싸움을 좋은 결말을 맺을 수 있을 것 같다. 더 많은 대학생들이 이런 활동에 함께 하여 꼭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란다. 더불어 이기적이라는 오해와 비판에도, 비싼 등록금과 힘든 취업의 문턱에도 "더불어 사는 삶"을 생각하고 실처하는 대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2011.01.29 16:13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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