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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천어 축제로 손님 맞은 준비를 끝낸 화천천에는 시설물만 보인다. ⓒ 오창균
일주일 만에 화천을 다시 찾았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백만명이 찾는다는 산천어축제는 취소 되었다. 축제가 시작되었다면 수많은 인파와 자동차로 꽉꽉 채워졌을 도로와 화천천은 고요하기만 하다. 축제 때 방문객들에게 내놓을 농산물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드문드문 판매가 되는 것 같은데, 음식과 숙박업 상인들은 펼침막을 걸어두고 하소연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전통 오일장도 구제역 때문에 열리지 않아서 산골 곳곳에서 채취한 산나물 좌판을 펼치던 할머니들도 볼 수가 없다.
숙박을 하게 된 풍산마을 산촌체험관도 축제에 대비해서 주변 개천에 유료 썰매장과 낚시터를 만들었지만,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개방을 하고 있었다. 축제 때 판매하려고 미리 준비해 둔 삼겹살을 마을 이장은 원가에 먹으라며 고기와 식당을 내줬다. 한근에 만오천에 팔려고 했던 고기를 현재 시세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만원에 먹었다. 덤으로 산천어가 들어간 소시지를 맛 보라며 내줬다. 엄청난 양의 산천어는 햄과 어묵으로 가공이 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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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촌 체험관에서는 축제에 대비해 준비해 둔 삼겹살을 시가보다 싸게 먹었고, 산천어가 들어간 소시지도 맛을 봤다. ⓒ 오창균
해가 넘어갈 쯤에, 근처에 있는 구제역 방역초소를 방문했다. 화천군에는 35개의 방역초소가 있다고 한다. 방문했던 초소에는 공무원 1명과 군인, 주민 2명씩 한 조가 되어서 3교대 8시간씩 근무를 하고 있었다. 이날은 의용소방대에서 자원봉사를 나온 주민도 함께 했다.
벌써 한 달이 넘게 방역작업을 하느라 많이 지쳐보였다. 특히, 밤낮이 바뀌는 교대근무로 생활리듬이 깨져서 무척 피곤하다고 한다. 농촌에서는 젊은축에 속하는 50~60대 나이라지만, 강추위 속에서 8시간을 대부분 밖에서 있어야 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20대 군인 두 명의 젊은 패기와 장난질에 피곤을 잠시 잊어버리는 것 같다.
차량 통행이 뜸해지고 기온이 내려가는 밤샘 철야근무가 제일 힘들다고 한다. 추운 날씨에 소독약을 뿌리는 분무기 노즐이 얼지 않게 수시로 휴대용 가스불로 녹여주는 일도 해야한다. 인근 마을 농장에서 돼지를 살처분 한다는 등 아직도 구제역과 관련된 흉흉한 말들이
오가고 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시내까지 나가야 하는 공무원과 군인들을 뒤따라서 방역초소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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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교대 8시간씩 민관군 합동으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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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이 지나갈때 분사 버튼을 누르면 소독약이 살포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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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독용 생석회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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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시간 대부분을 바깥에서 일한다. 밤샘근무가 제일 힘들다고 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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