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 앞두고 이미용봉사 훈훈바르게살기 태안읍위원회가 반년만에 태안읍 송암2리 마을을 찾아 덥수룩해진 노인들의 머리를 손질해주고 있다.
김동이
"새색시처럼 고우시네. 할아버지도 오셨는데 오늘 시집가셔도 되겄시유."
한파와 잦은 폭설로 인해 길이 꽁꽁 얼면서 노인들의 바깥 출입이 어려워 한적했던 시골마을이 오랜만에 북적인다. 게다가 마을회관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신나는 트로트 음악은 회관으로 향하는 노인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줬다.
설 명절(3일)을 앞두고 이 마을에 반년만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벌써 6년이나 계속됐는데도 손님들이 찾아오는 날이면, 마을 노인들의 주름살이 활짝 펴지며 환한 미소가 얼굴에 가득 드리운다.
송암2리 마을을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들은 바로 태안군 바르게살기 태안읍위원회 회원들. 이들은 미용사, 이발사들과 함께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시골길을 달려 어려운 발걸음을 했다.
좁은 포장길에 빙판으로 뒤덮인 위험한 길임에도, 이들이 한달음에 마을을 찾은 이유는 이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노인들 때문이다. 이들은 노인들의 말벗도 돼 주고, 어느새 덥수룩해진 머리를 곱게 빗어주기도 한다.
특히 마을에 이발소나 미용실이 없어 노인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머리를 자르기 위해서 태안읍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던 것. 자원봉사자들은 이런 노인들의 불편을 한결 가볍게 만들어줬다. 이미용 봉사는 단순히 봉사 차원을 넘어서 이미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태안군의 노인들이 즐거운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해 주고 있는 셈이다.
반년만의 방문에 온 동네가 들썩... 훈훈한 분위기 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