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청 전경 사진1980년에 지어진 동작구청 청사는 노후되어 다른 구청에 비해 청소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성낙선
30년 된 동작구청 건물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구청직원들에게 청소노동자 휴게실을 물었지만 아는 직원이 없었다. 청소를 담당한 기능직 공무원을 만나서야 용역업체 소속 청소노동자들이 이용하는 휴게실 위치를 겨우 알 수 있었다.
동작구청의 청소노동자는 두 부류로 나뉜다. 4명은 기능직 공무원, 2명은 두비환경에서 파견한 용역업체 직원이다. 6명이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구청 건물을 청소한다.
휴게실이 있는 옥상까지는 낡은 계단을 한참 올라야 했다. 동작구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지만, 휴게실은 보이지 않았다. 창고 몇 개를 지나쳐, 흰색 가건물로 된 휴게실을 찾았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A씨와 B씨가 휴게실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3평 남짓 되는 휴게실에는 낡은 담요 2장만 있을 뿐, 난로 같은 난방기구는 보이지 않았다.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가 물러가고 바깥의 기온이 올라갔다지만 휴게실 안은 여전히 쌀쌀했다.
한평생 가정주부로 살아온 A씨는 남편 사업이 실패하면서 청소 일을 시작했고, 동작구청 건물에서 청소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의 동료인 B씨는 이곳에서 일한 지 1년 됐다. 두 사람 모두 동작구청이 계약을 맺은 두비환경이라는 용역업체에 소속돼 있다.
새벽 6시 30분에 출근하면 두 사람은 화장실부터 청소를 시작한다. 7개 화장실에 대·소변기를 닦고, 쓰레기통을 비우고, 바닥을 닦으면 2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다음은 지하 1층 계단과 복도, 1층 현관 로비와 유리를 청소한다. 이들이 하루에 청소하는 면적은 약 661제곱미터(200평)가 넘는다.
게다가 동작구청 건물은 지은 지 30년이 넘었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 최근 청사를 신축한 구청에서는 한 번 하면 끝날 청소도 동작구청은 세 번 이상 꼼꼼히 해야 한다. 지저분한 곳이 있으면 그냥 넘어갈 수 없다.
B씨는 "일도 힘들지만, 관리반장(기능직 공무원)의 잔소리도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동작구청 청소업무 특성상 오전 8시까지 화장실 청소를 끝내기 쉽지 않다. 그런데도 관리반장은 출근하는 길에 "계단은 구청의 얼굴인데, 계단부터 청소해야지 왜 안 하냐"라며 "맡은 일을 제대로 하라"고 혼을 냈다고 한다.
B씨는 또 "건물 청소를 하는 기능직 공무원들도 업무가 많지만, 우리가 그들보다 두 배는 더 많이 일한다"고 말했다.
2010년 용역업체를 선정할 당시 '과업지시서'에는 화장실 청소는 하루에 3번, 복도와 계단은 하루에 3번 이상 쓸고 닦아야 하며, 현관 입구 유리문, 민원 봉사실, 지적과 종합상황실 등은 매일 1회 이상 청소하고, 더러울 경우 수시로 청소하게 되어 있다. 또한 '필요할 때 각종 행사 청소까지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성 청소노동자들이 하기에는 어려운 일도 많았다. A씨는 그런 처지를 토로했다.
"변기 뚫는 일을 할 때 가장 곤욕스럽다. 대변이 넘치거나, 얼굴이나 옷에 튀면 속이 뒤집혀 밥도 못 먹는다. 남자들도 집에 가면 아내가 있을 텐데, 자기 아내가 직장에 나와 저런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시키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