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블루베리 대표 마을을 꿈꾸는 귀농인 김응수씨
신광태
"2005년도, 대학교수로 재직하던 내가 강원도에서 블루베리 농장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 '갑자기 무슨 소리냐? 그러기에는 아직 젊지 않느냐? 삽자루 들어 본 적은 있느냐? 농사도 한 번 지어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무슨...'하며 걱정 반 비아냥 반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강원도 화천군 유촌리 채향원 대표 김응수씨. 채향원이란 농장이름은 딸아이 채향이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딸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충실하고도 예쁜 농장을 일구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에서 채향원으로 정한 것이다.
"귀농을 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빈집을 하나 구해 일단 잠만 자겠다는 생각으로 부서진 창틀 보수와 가스렌지 설치, 도배를 끝낸 후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진입로를 개설했습니다."이후 전국 몇 군데 되지 않는 블루베리 재배 농가를 찾아 다니며 어렵게 구해온 블루베리 화분 20개를 집 앞에 두고 겨울을 맞았다. 수많은 블루베리 품종 중 어떤 품종이 이곳의 추운 날씨에 적응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함에서였다.
패기 있는 도전, 그러나 실패"그 첫해 겨울은 무척 길었어요. 긴 겨울동안 나는 블루베리 선진국을 찾아다니며 국내에 별로 알려져 있지 않던 블루베리 재배기술과 마케팅 기법을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어설프기 짝이 없던 내게 베풀어 조언과 진심어린 지원을 해준 화천군 농업기술센터 한 공무원 분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기다리던 봄이 왔고, 산목장으로 쓸 첫 하우스 공사를 끝낸 후 전국 각지에서 구해온 블루베리 나무들을 식재 하고, 블루베리 확장을 위해 가지를 잘라 산목을 시작했다. 반복되는 실패, 그리고 도전. 방법과 환경을 바꿔가며 1년여를 이 같은 일을 반복하는 동안 심한 좌절도 많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