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손학규의 한미 FTA 반대는 일방주의"

"'분리 처리' 안돼, 당 지도부도 설득하겠다"

등록 2011.02.14 20:26수정 2011.02.1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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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자료사진)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자료사진) ⓒ 남소연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자료사진) ⓒ 남소연

한나라당 소속인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한미 FTA 비준 저지 의사를 분명히 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향해 "논의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한미 FTA 비준 관련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남 위원장은 14일 오후 국회 외통위원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손학규 대표 자신도 경기도지사 시절 무수하게 많은 한미 FTA 찬성 발언을 했다"며 "민주당이 반대한다고 무조건 악법이고, 비준돼선 안 된다고 낙인찍는 것이야말로 일방주의"라고 비판했다.

 

남 위원장은 "추가협상으로 인해 한미 FTA 원안의 양국 균형이 심대하게 깨졌다는 것이 손 대표가 반대하는 한 이유라고 하는데, 그런 주장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과연 한미 FTA 비준안이 민생법안인지 아닌지, 원안의 균형을 깼는지, 찬성해야 하는지 반대해야 하는지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해야지 아예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여당의 한미 FTA 일방처리'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에 대해 남 위원장은 "나는 이미 외통위원장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강행처리는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한나라당 의원 22명과 함께 어떤 종류의 강행처리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얘길 했다"면서 일축했다.

 

남 위원장은 "한미 FTA 비준에 대한 국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찬성과 반대 의견을 다 국민에게 펼쳐보이고 국회가 부결이든 가결이든 당당하게 처리하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당 지도부 '분리 처리' 입장부터 설득해야 야당 협조 가능

 

그러나 남 위원장은 야당을 설득하기 앞서 한나라당 지도부부터 설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의 기존 협정문이 수정된 뒤의 비준절차에 대해 여야간 이견이 크고, 여당이 지금의 입장을 고수한다면 야당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은 한미 FTA의 협정문이 수정된 부분에 대해 '추가협상'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추가협상이라면, 원 협정문에 대한 처리 절차를 다시 밟을 필요가 없이 추가 합의서만 따로 비준하면 되는 이른바 '분리 처리'가 가능하다.

 

'분리 처리'를 하게되면, 지난 2008년 12월 외통위 문을 걸어 잠그고 단독 상정한 데 이어 2009년 4월 기습적으로 외통위를 통과시켰던 한미 FTA 원 협정문 비준안을 폐기할 필요가 없다. 지난 12일 최석영 외통부 자유무역협정 교섭대표도 정부가 '분리 처리'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분리 처리'에는 절대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 협정문이 수정됐기 때문에 '추가협상'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며, 원 협정문을 폐기한 뒤 추가 합의서 부분과 기존 한미 FTA 비준안을 통합한 새 비준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추가 합의서'라고 부르는 재협상 내용은 기존 협정문을 고친 것이어서 기존 협정문도 처리하고, 추가 합의서도 처리하게 되면 같은 항목에 대해 각각 다른 내용을 가진 2개의 협정에 비준하게 되는 셈이라는 것이다.  

 

야당으로선 국회 폭력 사태에 원인을 제공한 한나라당의 단독 상정 및 기습처리에 대한 잘못부터 시인해야 한미 FTA 비준에 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 생긴다는 명분도 있다. 

 

남경필 위원장도 이미 "정부는 국회 외통위를 통과한 기존 협정문에 대한 폐기를 정식 요청하고, 재협상 내용을 포함한 새로운 협정문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남경필 "새 비준안 통합처리가 국민지지 확보에 가장 좋아"

 

'분리처리 입장인 김무성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남 위원장은 "내 입장이 변한 것은 없고, 계속해서 정부와 당 지도부를 설득하겠다"며 "그렇게 하는 것(새 비준안으로 통합해 처리하는 것)이 한미 FTA 비준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명분을 확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남 위원장은 "별도의 비준안을 '하나의 보따리'로 묶어서 처리한 사례들은 많이 있다"며 지난 2006년 12월 1일 국회를 통과한 '대한민국 정부와 러시아연방 정부 간의 외기권의 탐색 및 평화적 목적의 이용 분야에서의 협력과 관련된 기술보호에 관한 협정 및 2006년 10월 17일의 대한민국 정부와 러시아연방 정부 간의 외기권의 탐색 및 평화적 목적의 이용 분야에서의 협력과 관련된 기술보호에 관한 협정에 관한 의정서 비준동의안'을 한 예로 들었다.

2011.02.14 20:26ⓒ 2011 OhmyNews
#남경필 #손학규 #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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