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방부는 솔직해져야 한다

[국방개혁을 위한 제언 1] 군정과 군령

등록 2011.02.16 10:23수정 2011.02.16 10:23
0
원고료로 응원

이명박 정부 들어서 국방개혁이라는 단어가 참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과거 김영삼 정부시절 국방부 21세기 국방개혁 위원회에서 공군대표로 참석했던 경험자로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방개혁 작업은 16년 전인 1995년에 육군이 주장했던 내용과 별차이가 없어 보인다.

 

다른 세부적인 것은 현재로서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상부구조를 바꾸어서 합동성을 강화한다는 대의 명분하에 합동사령부 창설로 몰고간다. 내용을 보면 3군을 통합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그러면서 군정과 군령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많은 국민들은 군정과 군령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어쩌면 국방개혁을 지금 추진하는 위원회의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천안함 사건 이후 기존의 합참조직이 잘못되어 있어서 작전수행이 잘못된 것처럼 이야기한다. 합동사령부만 창설되면 금방 합동작전이 원활이 이루어질 것처럼 떠든다. 과연 그럴까?

 

원래 군대는 군령을 수행하기 위한 집단이다. 다시 말하면 작전을 잘 수행하기 위해 군령 조직이 잘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군령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군정이 잘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군정은 군령을 수행하기 위해 군대를 조직하고 발전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군정과 군령은 사실상 분리시키기 매우 어렵다. 특히 군령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군정업무를 잘 수행할 수 없다. 

 

여기서 잘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대한민국의 경우 육군은 군정과 군령조직이 거의 일치한다. 원래 해군은 군정과 군령이 분리되어야 하나 한국의 경우 지역함대 개념을 도입하면서 철저히 분리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공군은 태생적으로 군정과 군령이 일치하지 않는 조직이다.

 

최근 세계적인 군대의 모습은 육군도 모듈전력으로 바뀌면서 군정과 군령 조직이 일치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군정 조직은 달라도 작전지역에서 군령으로 통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군사전략의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이 바뀌어야 하는데 한국에서 추진되는 국방개혁은 불필요한 사령부만 계속 늘여가는 군정적 통합이 주가 되고 있어서 큰 문제이다. 

 

그동안 육군은 오래 전부터 효과적인 작전 수행을 위해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논리로 통합군사령부를 추진해오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대한민국 국방부가 가지고 있는 많은 모순들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육군이라는 조직이 너무나 방대해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군인이라는 숭고한 직업이 관료화되고 집단화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올바른 작전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조직이 제거되어야 하는데 군대의 특성상 자기 스스로 조직을 줄이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더욱이 불행한 것은 국방부에서의 헤게모니를 육군이 가지고 있으니 육군은 통합을 통해서라도 조직을 계속 유지하고 싶은 위기의식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해군과 공군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대한민국 해군과 공군도 필요이상의 전력을 고집하다 보니 기형적 구조가 되고 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주한미군과의 관계와 상대적인 피해의식이 묘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국방개혁을 위해서는 제대로된 군령과 군정의 목표를 정확히 설정해야 한다. 2차 세계대전보다 못한 한국전쟁의 프레임에 갖혀서는 안 되는 것이다. 미육군은 육군 변환 프로그램 중에서 한반도의 미 2사단이 가장 문제가 많은 군대로 예를 들고 있다. 다시 말하면 현대전에서 요구하는 기동성이 전혀 없는 군대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 2사단보다 못한 한국군은 어떨까라는 의문을 가져야 한다.

 

군대는 실전 경험과 과학에 의해 교리가 만들어진다. 미국군이 실전경험을 통해 변환하는 모습과 전 세계의 국방선진국가가 하고 있는 국방개혁을 참조해서 올바른 국방개혁을 해야 한다.  

 

이제 국방부는 솔직해져야 한다. 북한군은 전군이 지하화 요새화 되어 있다. 전 세계의 어떤 전사를 읽어 봐도 지하화 요새화된 군대는 공격적일 수 없다. 더구나 위성감시체제가 발전된 오늘날 북한군은 지하화 요새화된 결과로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려면 그들의 기도가 노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북한의 군대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인정하고 그에 따른 효과적인 군령을 위한 군대로 바꾸어야 한다. 대한민국 군대는 2차 세계대전 전 마지노선에 갖혀 있던 프랑스 육군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덧붙이는 글 | 국방개혁을 하려면 제대로 하라.

2011.02.16 10:23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국방개혁을 하려면 제대로 하라.
#국방개혁 #육군 #해군 #공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2. 2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윤 대통령, 류희림 해촉하고 영수회담 때 언론탄압 사과해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