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비는 전주 삼천 정월 대보름 굿

활기 넘치는 주민 한마당 잔치

등록 2011.02.19 14:53수정 2011.02.1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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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을 다하여 글을 써본다. 정월 대보름날에 소원을 빌면 꼭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달집에 태우기 위하여 정성을 다하여 기원해본다. 옆에 있는 집사람도 같은 마음이고 둘째의 마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성을 다해 쓴 종이를 잘 접어서 달집 사이에 꿰어놓는다. 소원하는 내용이 꼭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주기를 간절하게 기원하면서 기도하였다. 절실한 마음이 되어서 소원을 빌게 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소원이 이루어지느냐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a 섶다리 삼천에 설치된

섶다리 삼천에 설치된 ⓒ 정기상


2011년 전주 심천 정월 대보름 굿이 2월 17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삼천 둔지(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삼천 3동)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망월이야!! 삼천에 희망 떴네!!"라는 주제로 펼쳐진 정월 대보름 굿은 풍악 소리에 맞춰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인근 주민들이 참여하여 성황을 이룬 굿판에는 흥겨움이 넘쳐났다. 그들의 몸짓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참여하는 것이어서 더욱 더 신명이 났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굿의 흥을 배가시키고 있었다. 그들의 어깨가 들썩일 때마다 활기가 넘쳐났다.

a 기접놀이 흥겨운

기접놀이 흥겨운 ⓒ 정기상


프로그램의 내용도 아주 다양하였다. 모두 네 마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체험마당, 보름음식 나누기, 공연마당, 대동 한마당이 바로 그것이다. 체험마당에서는 연날리기, 소원풍등 쓰기, 불 깡통 돌리기, 전통 공예 만들기 체험(제기 만들기 등) 등이 다채롭게 이루어졌다.

오곡밥과 귀밝이술을 나누면서 펼쳐진 굿 놀이에는 부채춤, 민요, 기원 무, 잔주 기접 놀이 시연 등도 펼쳐졌다. 대동한마당은 전주 mbc 라디오 여성시대 mc인 이덕형의 사회로 진행됐다.


a 풍악 흥겨운

풍악 흥겨운 ⓒ 정기상


소원을 비는 전주 삼천 정월 대보름 굿의 하이라이트는 전주 기전 놀이 시연이었다. 전주 기접 놀이 보존회와 삼천 1, 2, 3동 풍물패가 함께 펼쳐낸 전주 기접 놀이는 굿 놀이에 참여한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내는 데 충분하였다.

기접놀이는 백중날이면 놀았던 민속놀이인데, 그 명맥이 끊겼다. 그런데 보존회에서 10여 년 전부터 발굴 재현하고 있는 전주 지방의 대표적인 민속놀이이다. 전승이 끊긴 민속놀이를 재현하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가 아주 크다고 하겠다. 우리의 것을 우리의 손으로 재현함으로서 민족정기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a 용기 웅장한

용기 웅장한 ⓒ 정기상


전주 기접 놀이는 삼천 인근 4개 마을(함띠, 용산, 정동, 비아)이 삼천변에 모여서 백중 날 하루 종일 벌이는 놀이다. 그 구성 차례를 보면 농기 고사, 만두레, 두레 회의, 장월례 뽑기, 전령 띄우기, 기 인사, 용기 이어 달리기, 용기 놀이, 용기 싸움, 합굿 등으로 돼 있다. 특히 혼자서 커다란 용기를 가지고 놀이를 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기접놀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데 충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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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집 태우기 소원을 비는 ⓒ 정기상


정월 대보름날 전주 삼천에서 펼쳐진 대보름 굿은 주민들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좋은 행사였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점은 관 주도의 행사가 아니라 주민 위주의 행사였다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주민들이 참여함으로서 지역 사회의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아주 좋은 행사였다. 달집을 태우고 풍등을 띄우면서 한 해의 소원을 기원하는 대보름 굿은 사람들의 마음을 신명나게 만들 수 있는 아주 좋은 행사였다.<春城>
#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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